스타인웨이 피아노 위에 레드 드레스를 입고 고혹적인 자태로 'Makin' whoopee'를 노래를 부르며 잭(제프 브리지스)에게 은유적인 시선을 보내는 수지 다이아몬드(미셸 파이퍼 분)의 유혹적 장면이 '러브 바이러스'의 위력을 실감케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31년 동안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잭과 프랭크 형제의 나른해져 가는 삶의 궤적과 그 사이에서 사랑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전직 콜걸 수지 다이아몬드, 3인의 고뇌와 갈등, 사랑과 애증, 현실과 이상을 재지(Jazzy)한 음악여행을 통해 영상에 펼쳐낸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연주를 하는 형 프랭크와 달리 재즈에 심취하는 잭의 감성과 수지와 은연중에 사랑에 빠지게되는 잭과 수지의 러브 테마가 이야기의 중심부를 관통한다. 이러한 영화적 감수성과 멋지게 호흡한 음악적 장르의 선택이 바로 재즈인 것이다.
빅 밴드 재즈의 거장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과 배니 굿맨(Benny Goodman) 그리고 얼 팔머(Earl Palmer)까지 재즈의 고전과 뉴올리언스 R&B,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의 퓨전 재즈가 영상과 스토리 흐름에 맞게 배치되었다.
특히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주도한 데이브 그루신은 재즈 음악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작곡가로, 대표적인 재즈 레이블 GRP를 설립 칙 코리아, 게리 버튼 등과 같은 퓨전 재즈뮤지션들과 함께 자신의 솔로앨범을 발표해 왔으며, 영화 <졸업>(1967)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챔프>(1980) <황금연못>(1982)으로 오스카 음악 상 후보에 올랐고, 마침내 'The Milagro Beanfield War'로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한 세계적인 키보디스트, 레코드 프로듀서, 영화음악 작곡가, 편 곡자, 재즈 아티스트이다.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그루신의 음악은 잭과 수지의 연정을 맺어주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노란 택시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삽입된 'Suzie and Jack', 무대 위 피아노를 연주하고있던 잭과 수지 사이에 진실한 감정의 순간을 표현한 'The moment of truth', 둘의 섹스와 로맨스를 감싸는 'Soft on me'그리고 수지에게 꽂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과 재즈에 대한 잭의 깊은 애정을 담은 'Main title(Jack's theme)'이 데이브의 손가락 피아노 선율을 타고 흐르고, 월광이 발하는 발코니 신(scene)에선 배니 굿맨 쿼텟의 'Moonglow'와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Do nothing till you hear from me'가 잔잔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조지 시어링(George Shearing)의 독특한 밥 재즈 'Lullaby of birdland'는 잭이 자주 찾은 클럽에서 흑인 소년의 피아노 연주가 인상깊었던 3인조 연주곡으로 잭의 재즈에 대한 깊은 고뇌와 갈망을 표현한 사운드트랙의 별미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재즈 명연주에 강한 훅(Hook)으로 작용한 미셸 파이퍼(Michelle Pfeiffer)의 가창력은 <그리스2> 이후 또 한번의 놀라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영화팬들의 마음을 훔친다. 뮤지컬 'Great day'(1929)의 삽입 곡이자 페리 코모와 앤 마가렛의 리메이크 송으로 유명한 'More than you know', 포 시즌스의 리더 프랭키 발리의 대표적인 솔로 히트 곡 'Can't take my eyes off you', 버트 바카락의 'The look of love', 피아노 연주와 루드 에팅(Ruth etting)의 보컬이 융합한 1920년대 클래식 재즈 송 'Ten cents a dance' 등을 노래한다.
이밖에 모리스 앨버트(Morris Albert)의 히트 싱글 'Feelings', 냇 킹 콜 등 다수의 팝 가수들에 의해서 재해석된 클래식 재즈 'Makin' whoopee', 1920∼30년대 팝과 뮤지컬 쇼 작곡 더블 팀 로렌즈 하트(Lorenz hart)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gers)의 'My funny valentine'까지 배우로서 전 곡을 소화한 미셸의 음색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제목만큼이나 멋진 캐스팅, 상당한 절제 미를 보여주는 성인 러브스토리, 즉흥적이면서도 복잡 다양한 재즈 선율과 리듬의 앙상블이 자아내는 극적 분위기, 세 가지 요소가 삼투압 된 <사랑의 행로>는 영화 자체로 보다는 영화음악으로 더 유명해진 작품으로 기억된다.
-수록곡-
1. Main Title (Jack's Theme)
2. Welcome to the Road
3. Makin' Whoopee
4. Suzie and Jack
5. Shop Till You Bop
6. Soft on Me
7. Do Nothin' Till You Hear from Me
8. Moment of Truth
9. Moonglow [Original Recording]
10. Lullaby of Birdland
11. My Funny Valent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