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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愛歌)
포지션
2007

by 이대화

2007.03.01

데뷔한 지가 11년이 지나서도 포지션의 음악엔 여전히 변화가 감지되질 않는다. '중견 가수'란 칭호가 어울릴 법한 세월은 어디에 갔는지 그에 맞는 깊이와 진일보를 찾기 어렵다. 발라드 가수라는 한계도 있겠지만, 6집이란 다작을 통해 쌓아올린 그의 발전은 오직 좀 더 성숙해진 목소리뿐이다. 한 명의 음악인으로서 존경받기 위한 진지하고 예술적인 탐색을, 포지션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첫 싱글 '하루'가 또 일본 곡 리메이크라는 점부터 그의 음악은 단지 과거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1999년 'Blue day'의 히트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똑같이 일본 곡들을 리메이크해오고 있다. 새로운 길을 향한 도전과 실험도 없이 그는 리메이크 열풍 때는 리메이크 앨범 < Renaissance >를 발표했고, 나카시마 미카가 주목받는 지금은 나카시마 미카가 원곡인 '하루'를 들고 나왔다. 이토록 시류에만 능란한 그를 단지 노래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크게 인정하기는 힘들다. 선배 가수로서도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음반의 상당수가 식상한 최루성 편곡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도 문제다. 심지어는 록 넘버인 '자꾸 눈에 밟혀서'까지도 오로지 감정 터치에만 골몰한 흔적이 짙다. 조금만 실험하려 한다면 훨씬 다양하고 장르적 완성도에도 충실하게 다듬을 수 있을 텐데, 포지션은 여전히 눈물 짙은 이별 상황에만 치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노래하는 이별이 박정현처럼 독특한 감수성을 머금고 있는 것도 아니다. 포지션은 대중성과 통속성을 너무 성급히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감성 말고도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해보면 분명 나올 것이다. 포지션은 이 고민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깊이와 거장성이 묻어나야 할 시점에도 여전히 리메이크와 뮤직 비디오만 화제가 되는 그에게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이제 일본 곡 리메이크는 그를 더 가볍게 보이게만 할 뿐이다. 가수니까 노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넘어서 조금 다른 차원의 시도, 조금 다른 차원의 서정성이 그의 음악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안일하게 반복하다가는 대중들이 질려버릴 위험도 있다.

1. 왠지 ( 작사 : 이승호 / 작곡 : 박해운 )
2. Love is over (Feat. 조관우) ( 작사 : 이승호 / 편곡 : 유정연 / Original Title : Love is over / Original Writer : Ito Kaoru )
3. 혼자 ( 작사 : 이승호 / 편곡 : 유정연 / Original Title : Hitori / Original Writer : Satomi, Ryoki Matumoto )
4. 하루 ( 작사 : 이희승 / 편곡 : 유정연 / Original Title : Sakurairo Maukoro / Original Writer : Minako Kawae )
5. 자꾸 눈에 밟혀서 ( 작사 : 이승호 / 작곡 : 안정훈 )
6. 이 따위 사랑 같은건 ( 이승호 / 정진수 )
7. 그림자 ( 김태희 / 정진수 )
8. 독백 ( 이승호 / 김건우 )
9. 아찔했어요... ( 이승호 / 박해운 )
10. Lonely day (Blue day 2) ( 김태희 / Zaitsu Kazuo )
11. 슬픈 허락 ( 강은경 / 황찬희 )
12. Friends (feat. 이동건) ( 이승호 / 편곡 : 유정연 )
13. 너 없는 하루 ( 한진우 / 안정훈 )
14. 사랑 그 하나로... ( 김태희 / 정진수 )
15. 미루나무 ( 김태훈 / 임세현 )
이대화(dae-hwa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