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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nography
큐어(The Cure)
1982

by 배순탁

2001.11.01

이전 두 앨범에서 펼쳐 보인 고딕의 세계를 완결시킨 앨범. 크게 변한 점은 없지만 세밀한 완성도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면모를 보여준다. 이에 바탕이 된 것은 무엇보다 진일보한 작곡 능력이다. 다소 밋밋한 구성을 취했던 전작들에 비해 극적인 느낌이 대폭 강화되어 곡마다 뚜렷한 개성을 살렸다.

'우리 모두가 죽어도 상관없어'로 시작되는 첫 곡 'One hundred years'에서부터 밴드의 성숙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멜로디와 구성에 있어서 수록곡 중 가장 탁월하다. 불길한 톤으로 빠르게 반복되는 드럼과 베이스 라인이 인상적인 'Hanging garden', 키보드의 음산한 반주에 의해 분위기를 형성하는 'A strange day'와 'Cold', 흡사 고스돔(Gothdom)의 제사(祭祀)에 참석하는 느낌을 주는 'Pornography'등에서 당시 멤버들의 정신 세계가 얼마나 깊고 어두웠는지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앨범 발표 후 일시적으로 해산된 점에서 확인된다.

결국 큐어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서서히 전국적인 명성을 획득해 나아갔다. 비록 해산의 진통을 낳기는 했지만 밴드의 고딕 동굴 세계에 대한 완성본이자 최종본인 이 앨범은 초기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수록곡-
1. One Hundred Years
2. A Short Term Effect
3. The Hanging Garden
4. Siamese Twins
5. The Figurehead
6. A Strange Day
7. Cold
8. Pornography
배순탁(greattak@iz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