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작곡가 버트 바카라크(Burt Bacharach), 마이더스 터치를 자랑하는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David Foster), 자넷 잭슨(Janet Jackson)의 음반들을 총 지휘한 지미 잼(Jimmy Jam)과 테리 루이스(Terry Lewis), 현재 힙합 알 앤 비의 최고 스타인 매리 J. 블라이즈(Mary J. Blige), 현대 흑인 음악의 트렌드를 창조하는 제작자 트로이 테일러(Troy Taylor) 등 수많은 팝계의 유명 인사들이 '역사상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소울의 여왕'인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을 위해 충성을 다짐했다.
힙합 요소가 많았던 1998년도 앨범 <A Rose Is Still A Rose> 이후 5년만에 공개한 <So Damn Happy>는 1960년대나 1970년대의 고전적인 소울 스타일을 현대적인 어반 리듬 앤 블루스 감각으로 담아냈다. 그 질감이나 촉감은 부드럽고 색감은 검다. 이것이 <So Damn Happy>의 키포인트.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그녀의 다른 음반들처럼 이번 작품도 음반 매장을 지키고 있는 '구색 맞추기'로 그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아레사 프랭클린에 대한 국내의 냉담한 반응처럼 그녀의 음악이 썰렁한 것은 절대 아니다. 말초신격적이고 감각적인 노래들 사이에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미해야 하는 아레사 플랭클린의 노래는 진한 사골국 처럼 서서히 우리 마음에 스며든다.
앨범 전체적으로 합창단을 배치한 정통 가스펠 형식의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The only thing missin'과 'Wonderful', 그리고 매리 J. 블라이즈가 작곡에 참여한 'Holdin' on'은 듣는 이들에게 은근한 흥겨움과 관능적인 리듬감이 돋보인다. 이는 현대적인 감각을 수용한 적극적인 트랙들.
또한 본인이 작사와 작곡을 해 자신의 음역대를 정확히 알고 만든 'So damn happy'와 'You are my joy', 그리고 가스펠의 영향이 짙은 'Good news'와 'Ain't no way'에서도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동적인 보컬을 들려준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이후 흑인 음악이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흑인 음악은 물론 보컬리스트로서도 최고의 위치에 있는 아레사 프랭클린은 항상 그 중심에서 벗어나 변방에 위치하고 있는 '한물간 노땅'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번 음반 <So damn Happy>는 환갑을 넘긴 아레사 프랭클린이 왜 팝계에서 '소울의 영왕'으로, '보컬의 여제'로, '진정한 디바'로 추앙 받는지 다시 한번 말해준다.
-수록곡-
1. The only thing missin'
2. Wonderful
3. Holdin' on
4. No matter what
5. Everybody's somebody's fool
6. So damn happy
7. You are my joy
8. Falling out of love
9. Ain't no way
10. Good news
11. You are my joy (Repr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