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의 튼실한 열매. 실제 대중음악 역사가 그러했듯 리듬 앤드 블루스에서 파생한 로큰롤처럼 15년을 알앤비에 몸담았던 그가 90년대 키즈를 자처하며 시대감에 절여진 록 사운드로 돌아왔다. ‘90s kids’라는 제목만 봐도 음악 스타일을 유추할 수 있다. 묵직하게 가라앉은 일렉 기타 톤 사이로 우울과 흥분을 동시에 뿜어내는 주영이 그 시절의 얼터너티브라는 이름 아래 형용할 수 없었던 감정을 드러내며 탈바꿈에 성공했다.
작위성이 옅게 깔려있지만 어색한 느낌은 없다. 콘셉트와 별개로 완성도는 높다. 효린, 프라이머리, 조현아 등 수많은 협업과 짧지 않은 경력으로 기반을 확실하게 다진 탓이다. 이전 소속사였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후 새로운 회사에서 2024년 뒤늦게 발매했던 첫 정규작 < Sphere >와 비교해 보면 다른 가수라고 해도 믿을 만큼 변화가 크다. 열매를 안정적으로 수확한 그가 새로운 열매의 씨앗으로 다시 튼실한 뿌리를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