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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 To Love
엔시티 위시(NCT WISH)
2026

by 박승민

2026.05.23

엔시티 위시의 투 트랙 전략은 필연적으로 많은 고민과 조율을 요한다. 그리고 데뷔 2주년을 넘긴 시점 이들은 목표를 순조로이 달성 중이다. 일등 공신은 타이틀뿐만 아니라 ‘만약 네가 4시에 온다면’과 ‘고양이 릴스‘같은 수록곡을 통해서도 쌓아 올린 풋풋한 캐릭터다. 든든한 형들 곁에서 금세 막내 티를 벗었다지만 더욱 커진 스케일에서도 존재감을 지켜내야 한다는 숙제가 남은 가운데, 한일 양국을 오가는 활동 속에서 다듬은 첫 정규작은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다. 엔시티 위시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행한 확장 위 덧입힌 청명한 빛깔이 반갑다.


중심에 놓인 ‘Ode to love’부터 예상을 빗나간다. 최근 K팝에서 빈번히 이루어지는 유명 곡 차용의 연장선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올드팝 듀오 카펜터스의 ‘Ode to my family’를 가져왔으나 그 방식이 노골적이지 않다. 인터폴레이션한 곡조를 도입부에 슬쩍 내민 후 청량감을 한껏 머금은 코러스 뒤쪽에 숨겨 두어 뻔한 접근을 피하고 귀에 익은 멜로디가 주는 친근함을 챙겼다.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덕션 역시 기존 UK 개러지의 드럼을 간소화하며 얹은 통통 튀는 베이스라인이 제 몫을 다한 결과 각각의 요소가 어우러진다. 그룹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유행을 녹여낸 훌륭한 이지 리스닝 넘버다.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트랙들이 전후를 지탱하며 긴 호흡에 걸맞은 매무새를 갖춘다. 템포를 높인 ‘Feel the beat’, ‘빨라지는 심장’이라는 가사에 맞추어 정박마다 킥 드럼을 배치하고 상쾌한 합창을 터뜨리는 ‘여우비 (Crush)’가 타이틀의 기조를 잇는다면 반대편에는 엔시티 전체의 지향점인 “네오”함을 구성 단위에서 풀어낸 시도가 자리한다. 래핑과 보컬이 스크래치를 매개로 부산스레 이어지는 ‘2.0 (Two point o)’, 보사노바 리듬을 축으로 사이사이 장난기 어린 전자음을 넣은 ‘Sticky’가 그 예시다. 다만 후자의 드롭은 10년 전 퓨처베이스 전성기의 클리셰를 빼다 박은 듯해 앨범 전반의 말쑥한 프로듀싱과는 외따로 부유한다. 


자신들의 강점을 명확히 인지한 채 스케치 삼아 큰 그림을 그리는 것. < Ode To Love >의 최대 성취는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올드 스쿨 힙합 ‘Street (2AM)’이 보여주듯 랩의 비중이 늘어났으나 어색하거나 과한 기색이 없다. 결국 핵심이 되는 후렴구에서는 철저히 본래 특기인 가창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선배 샤이니가 어른거리는 ‘Everglow’나 콜드플레이의 서정적인 록이 떠오르는 ‘Voyage’도 마찬가지다. 단단히 마침표를 찍으려 빌려온 어법이 성장 서사를 익숙하지만 자연스럽게 매듭짓는다. 욕심내지 않은 변주가 완성한 안정감이다. 근래 가장 듣기 편안한 K팝 음반은 어느새 훌쩍 자라난 소년들에게서 나왔다.


-수록곡-

1. 2.0 (Two point o)

2. Ode to love [추천]

3. Sticky 

4. Feel the beat

5. 여우비 (Crush) [추천]

6. Street (2AM)

7. Glow up

8. Everglow [추천]

9. Don’t say you love me

10. Voyage [추천]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