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jam)은 자유롭다. 즉흥과 충돌,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생기. 하지만 거침없이 뚝딱 만든다 싶은 이 음악은 단단한 실력과 기반 없이는 탄생하지 않는다. ‘Silly faces’는 그런 잼의 미덕을 충실히 담아낸 곡이다. 진초이는 까데호의 공연에서 잼의 에너지를 얻었고, 음악가들은 곧 의기투합했다. 까데호 특유의 청량한 리듬 위로 진초이의 보컬은 귀엽고 이색적인 결로 새겨진다. 둘의 조화는 뻔하지 않은 생동감과 사랑스러운 파동을 불러일으키며 서로 확장하며 풍성해진다. 

‘Silly faces’는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지만, 상대가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회피하는 순간을 그렸다고 한다. 노래를 관통하는 몽글몽글하고 달달한 감정은 히치하이커의 노련한 사운드 디자인이다. 마치 크림을 입힌 듯 부드럽고, 입안에서 맴도는 사운드다. 음악가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나눈 호흡, 실력으로 이룬 유쾌한 놀이. 이 곡을 듣는 일은, 그 귀한 순간을 목도하는 특별한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