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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wine
권진아
2025

by 정기엽

2025.08.27

정규 앨범을 통해 골몰한 심화 탐구에서 한 턴 쉬어 가기. ‘Knock’, ‘Fly away’ 등 캐주얼한 스타일을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레트로한 알앤비 색채의 < The Dreamest > 다음인 만큼, 같은 계열의 작법 위에 브라스 편곡으로 차별화를 둔다. 제목인 ‘White wine’처럼 ‘아’와 ‘이’ 라임을 거듭해 리듬감을 만든 부분 또한 정규작에 이어 유연한 확장을 돕는 장치. 가창력에 초점을 두던 전과 달리 호흡 정돈, 선율의 만듦새 등 좀 더 기술적인 면에서 진일보를 이룬다.


급진적이지 않고 완곡한 시도를 택하며 거부감을 피한다. 청아한 고음은 권진아의 노래에 걸린 기대감에 부응하면서 곡과 잘 묻어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배가하는 건반 두드림으로 지난 앨범과 선명한 색깔 차이를 보인 점이 그렇다. 2절 도입에 ‘어떡해 Oh my god’에 불어넣은 숨 같은 센스 발현도 놓치지 않아 기지를 발휘한다. 커리어 시작부터 작곡을 했음에도 가창자로서의 두각을 내던 권진아는 이제 싱어송라이터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함 없다. 소재를 알맞게 골라 손질한 덕에 은은히 톡 쏘는 상큼한 팝, 목 넘김이 좋다.

정기엽(gy2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