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주춧돌이다. 미니 1집의 ‘Howl’에서 힘겨운 상황 속 내면을 진솔히 털어놓았고 작년 내놓은 ‘Strawberry rush’로 기존의 발랄함을 극대화했다면 < Only Cry In The Rain >은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내비친다. 지난 두 앨범과 달리 커버 아트에 자신이 아니라 아스키 아트로 제작한 눈물짓는 캐릭터를 내걸었다는 점도 힌트가 되겠다.

목적 달성을 위해 선택한 질료는 다소 전형적이나 츄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미 K팝에서 수차례 사용한 신스팝 ‘Only cry in the rain’과 사브리나 카펜터의 ‘Espresso’가 연상되는 누 디스코 ‘Kiss a kitty’ 모두 프로덕션의 폭을 좁히며 어색함 없이 어우러지게끔 했다. 과감한 실험보다는 오랜 시간 메인스트림에서 검증된 사운드를 택해 달라진 모습에 뒤따르는 이질감이 덜하다.

나른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믹싱으로 짧은 볼륨 안에서도 통일성을 갖추었다는 면이 가장 큰 매력이다. 보컬을 전면에 배치해 명료함을 의도했던 이전 곡들과 다르게 힘을 빼고 가창한 ‘Back in town’과 같은 트랙에서 이러한 변화가 제일 두드러진다. 공간감 가득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럼에 육성을 겹겹이 얹어 몽환적인 무드를 연출한 ‘Je t’aime’의 후반부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르에 폭넓게 스며드는 목소리를 십분 활용해 색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개인 활동 이후 선보인 작업물 중에서도 단연 감각적이다. 음악부터 컨셉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솔로 커리어의 이정표를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곳에 꽂았다. 타이틀을 보수적으로 접근한 대신 수록곡에서 여러 스타일을 묶어낸 덕에 확장된 스펙트럼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 완성도로 인해 일정 부분 상쇄된 진한 레퍼런스를 점차 희석해 나가는 것이 츄에게 주어진 다음 목표다. 

-수록곡-

1. Only cry in the rain

2. Back in town [추천]

3. Kiss a kitty 

4. Je t’aime [추천]

5. No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