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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 II
스텔라장(Stella Jang)
2025

by 신동규

2025.04.29

스텔라장의 품속에선 슬픔도 예쁘고, 애석함도 빛난다. 다섯 해를 꼬박 채워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앨범에는 미련 없는 지난날과 욕심 없는 오늘날이 서로를 마주한다. 잔뜩 힘을 줘 세상만사를 노래하기보다는 그저 당장의 행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요즈음의 나는 무얼 자주 떠올리는지를 뱉는 것이다. 그렇다고 애써 공감을 바라지도 않는다. 투박하고, 비뚤어져도 좋으니 진솔함을 우선해야 한다는 담백한 의도로 소포모어 작품이 가질 수 있는 부담을 보기 좋게 비껴갔다. 


‘What makes you?’의 직관적인 물음에서 ‘워크맨’의 연정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연계는 일찍이 상기한 주제 의식을 대표한다. 스텔라장을 바라보며 다수가 떠올릴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양상과는 달리 신시사이저에 기댄 음악을 초입에 몰아 몰입을 이끄는 모습이다. 한편 제재 및 구성 면에선 브로콜리 너마저의 근작 < 우리는 모두 실패할 것을 알고 있어요 >가 떠오른다. 소소한 일상에서 포착한 공감의 노랫말이 가치 중심으로 환산된 결과다. 이렇듯 골자를 확실히 한 채 포장에 변주를 가미한 선택은 잇따른 비교적 익숙한 모양새의 곡을 듣게 만드는 동력이자 영리한 전략의 징표로 작용한다.


그 힘이 다할 때쯤 ‘뜻밖의 여정’과 ‘I love to sing’이 가세한다. 음향 스케일을 극대화한 접근은 이승환과 김동률, 토이, 가까이는 잔나비의 영향권에 위치하고, 멜로디 또한 친숙하다. 더구나 후자의 경우 단번에 디즈니 영화 사운드트랙의 한 꼭지를 들은 듯 익숙하다. 이처럼 분명 스텔라장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인상에 남는 까닭은 실연자의 뛰어난 해석력에 있다. 페퍼톤스 신재평의 편곡은 덤일 뿐 직접 곡을 짜고, 문장을 쓴 만큼 투영한 감정의 넘실거리는 선상이 곧바로 비친다. 앞선 세 곡의 포크 팝이 ‘L’amour, les baguettes, Paris’의 온도와 ‘빌런’의 재치를 좀처럼 넘어서지 못한 형국임에도 거뜬한 이유다. 


< Stella II >는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사이 적절한 양보로 맺어있다. 기본 골자는 개별 곡의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다면 명확한 시퀀스에 집착할 필요 없이 엇비슷한 잔상의 연속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선언. 무엇보다 갈수록 얇아지는 볼륨과 더불어 작품 밖 불특정한 대상을 위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줄이는 추세가 거듭되니 매서운 본류의 흐름에서 능숙한 안착을 이룬 본 작품이 달가울 따름이다. 생각은 신중하되, 내디딜 땐 경쾌하게. 가지런한 비애 속 떠나온 ‘뜻밖의 여정’에 예상외로 수익이 많다.


-수록곡-

1. What makes you? [추천]

2. 이별 Amazing

3. 워크맨 [추천]

4. 예뻐라 슬픔아 [추천]

5. Un beau jour de pluie

6. News & sames

7. Land of what might have been

8. 뜻밖의 여정 [추천]

9. I love to sing [추천]

10. 나는 별 


신동규(momdk77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