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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법
한로로
2024

by 소승근

2024.06.01

걸 그룹의 멤버가 발표한 솔로 곡처럼 가볍고 여리다. 디스토션 걸린 일렉트릭 기타 대신 한로로의 목소리를 받치는 현악기와 플루트 연주는 2022년에 데뷔하고 2년간의 성장을 상징하는 것처럼 들리나 소리의 매만짐이 매끄럽지 않아 한로로의 목소리와 불협화음을 낸다. 노래 제목은 현재 대한민국 국민이 각자도생해서 버텨야 하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상황을 빗댄 것 같기도 하다.


1절이 끝나자마자 브릿지로 진입하고 다시 주요 멜로디로 진행하는 독특한 구조 안에서 한로로는 태생적인 록의 에너지를 드러내다가 다시 수줍게 내면으로 침잠한다. 이전에 발표한 노래들과는 다른 길을 개척하려는 한로로의 결단이다. 그러나 선율은 매력적이지 못하고 곡의 흐름은 작위적이다. 전체적으로 대중적인 멜로디 감각과 보편적인 편곡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한로로의 한계다.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른 그의 노래는 통속적인 대중(大衆)음악이 아니라 차별화 되고 싶은 소중(少衆)음악이다.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