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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per
신인류
2022

by 장준환

2023.01.01

잔잔한 물살같이 유려한 전개. 석양 노을처럼 일렁이는 신시사이저. 2년 만의 재결합을 알린 인디밴드 신인류의 싱글 'Whisper'는 꿈의 몽환경을 그린 직전 복귀작 < 희망서 >의 작풍과 닮아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더욱 심층적인 접근이다. 단어를 꼿꼿이 음미하던 '날씨의 요정'의 창법 대신 제목처럼 귓가에 속삭이듯 바꾼 보컬부터 몰입적이고, 몽롱함을 덧입힌 신온유의 감각적인 노랫말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왈츠 리듬에 같이 춤을 추다 보면 순간 박자를 바꾸는 재치 있는 변주 구간이 생동감을 부여하기도 한다. 느린 템포로 이어지는 4분가량의 길이에도 따분할 틈이 없다. 2022년의 마무리를 부드럽게 스민, 자욱한 물감과도 같은 곡.

장준환(trackcam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