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도 낯선 질감의 소리가 들린다. 시적인 가사와 청량한 사운드로 새로운 감각을 표출해낸 5인조 록밴드 신인류의 음악이다. 2018년 싱글 ‘너의 한마디’로 데뷔해 드라마 < 멜로가 체질 > OST로 보폭을 넓힌 이들은 청량한 밴드 사운드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거대한 팀명 아래 작고도 견고한 음악이 있다.
신인류는 예측하기 어려운 멜로디를 담백한 목소리로 짚어내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나 싶더니 소탈한 가사로 위로를 건넨다. 보컬 신온유의 매력적인 창법은 그룹에 차별점을 심고, 서정적인 사운드를 통해 따뜻한 기운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 우리에게 여름은 짧다 >는 낯설고도 친근하다. ‘파랗게 질려버렸어’와 ‘꽃말’이 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기자기한 리듬감이 배어 있는 ‘파랗게 질려버렸어’는 몽롱한 질감의 로파이(Lo-fi) 사운드로 희비의 기억 끝에 오는 행복을 꿈꾼다. 반면 ‘꽃말’은 ‘우리의 낭만도 하나뿐인 꽃말이 될 거야’라는 순수한 고백을 신온유의 거침없는 보컬로 내지르며 날것의 감정을 표출한다.
다만 개연성보다 의미에 중점을 둔 가사가 다소 난해하다. ‘그런 하늘’의 ‘뭐라 말할 수도 없이 밤을 새워 버렸고 / 아침이 오면 흐릿해져서 안갯속만 헤맸지’라는 가사가 그 예다. 이를 익숙한 밴드 사운드로 이질감을 잠재운다. 당신에게 편히 안겨서 쉰다는 내용의 ‘안식처’로 앨범의 대미를 청아하게 장식한다. 정제된 사운드로 편안함을 표현하고, 노래의 끝자락에서 울려 퍼지는 흥얼거림은 자유로움을 연상케 한다.
신인류의 음악은 꾸밈없이 진정성을 내보인다. 유행을 따르는 대신 좋은 곡을 쓰겠다는 밴드의 지향은 익숙함과 고유의 색을 적절히 섞어내고 있다. 난이도가 있는 멜로디와 노랫말임에도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다. 한 계절을 품어낸 이들의 노래는 결코 짧게 머물다 떠날 것이 아니다.
-수록곡-
1. 우리에게 여름은 짧다
2. 한여름 방정식
3. 파랗게 질려버렸어 (Feat. 수잔) [추천]
4. 꽃말 [추천]
5. 그런 하늘
6. 안식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