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수미는 서프 밴드와 거리가 멀다. 찰랑거리고 명징한 리듬 기타 소리와 해안가 출신이라는 팀의 호적이 1960년대 서프 음악과의 미약한 연결고리다. 오히려 1980, 1990년대 미국과 영국의 인디 록이나 브릿팝에 뿌리를 두고 그 안에서 펑크, 개러지 록, 로우파이, 드림팝, 사이키델릭, 매드체스터, 슈게이징 등 많은 스타일이 질서정연하게 혼재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 줄 모르는 세이수미만의 음악적 기대감은 이 노래에도 숨어있다.
답답하고 무기력한 2022년의 봄을 무심하게 내뱉는 보컬리스트 수미와 그 반대 지점에서 흥을 끌어올리는 순수한 8비트 로큰롤의 ‘Around you’는 나른한 세이수미의 정체성을 기분 좋게 확인한다. 서프 밴드가 아닌 세이수미는 벌써 사랑스런 여름 노래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