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어수선했던 ‘Follow’를 정제한 ‘Fantasia’는 팀의 아이덴티티를 표방한다. 공격적인 신스 사운드에 아시아 미장센을 넣어 주술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기현의 힘 있는 보컬이 텐션을 끌어올리면서 주헌과 아이엠의 래핑이 이를 뒷받침한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 팽팽한 전개는 그룹의 자랑거리다.

진부함과 안정적인 선택 사이를 아슬아슬 오가는 듯 보여도 이들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시도를 추구해왔다. 이번에도 강렬하고 거침없는 에너지를 자가복제나 매너리즘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채 이어온 모습이다. 다만 대중의 귀에 편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좀 더 힘을 뺄 필요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