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향년 28살의 나이로 세상을 뜬 아비치의 마지막 음반이다. 가족들의 뜻에 따라 미발매곡을 모아 함께 작업했던 프로듀서들의 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고로 100% 그의 것이 아니다. 갑작스런 이별의 아쉬움과 채워지질 않을 그리움에 작은 위로를 건넨다.
활력은 줄고 생기는 적다. 컨트리 성향에 화려한 드롭으로 파괴력을 장착했던 ‘The nights’나 ‘Wake me up’, ‘Waiting for love’ 등에서 들려준 강렬한 선율과 사운드의 조합은 자취를 감추고 연성화된 EDM이 주를 이룬다. ‘Ain’t a thing’, ‘Hold the line’, ‘Freak’가 그 대표곡이다. 도입 쪽의 연이은 ‘Sos’, ‘Tough love’, ‘Bad reputation’ 역시 개별 특성은 무디다. 각각 현악기로 위태로운 질감을 만들고 동양적인 멜로디라인을 이어나가지만 새로움은 없다. 아니 신선함이 없다.
2011년 낙차 큰 신시사이저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Levels’, 2013년 < True >가 끌어올린 포크, 컨트리, 전자음악의 만남은 파워풀한 소리의 울림, 감성적인 가사와 선율이 합쳐져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번 음반은 그간의 용솟음은 뒤로한 채 아비치스러운 작풍만을 들려준다. ‘A sky full of dreams’를 통해 함께했던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참여한 ‘Heaven’이나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댄 라이놀즈가 피처링한 ‘Heart upon my sleeve’ 정도가 준수한 완성도를 담보하지만 결정적으로 음반 단위 흐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전체의 흘러감보단 개별 곡 취합에 중점을 둔 모습이 역력하다.
활기는 줄었고 잔잔함만 남았다. 과거 커리어와 상반되게 눈에 띄는 담백함은 고인의 빈자리를 더욱 깊게 드러낸다. ‘나의 Sos가 들리나요, 나를 쉴 수 있게 도와줘요’. 대표곡 ‘Wake me up’을 부른 알로에 블라크(Aloe Blacc)가 재등장한 ‘Sos’, 죽음을 은근히 투영한 ‘Heaven’, ‘Fades away’, ‘Never leave me’까지. 의도를 했든 하지 않았든 이 같은 고요함은 아비치 부재를 통해 작품에 또 다른 서사를 부여한다. 생전 그가 전도한 생기는 없지만 그를 추억할 잔음은 여기에 있다. 아비치에서 본명 팀 베릴링으로 돌아간 그를 잠시나마 꺼내볼 수 있는 음반.
-수록곡-
1. Peace of mind (Feat. Vargas & Lagola)
2. Heaven [추천]
3. Sos (Feat.Aloe Blacc)
4. Tough love (Feat. Agnes and Vargas & Lagola)
5. Bad reputation (Feat. Joe Janiak)
6. Ain't a thing (Feat. Bonn)
7. Hold the line (Feat. A R I Z O N A) [추천]
8. Freak (Feat. Bonn)
9. Excuse me Mr. sir (Feat. Vargas & Lagola)
10. Heart upon my sleeve
11. Never leave me (Feat. Joe Janiak)
12. Fades away (Feat. Noonie Bao)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