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새 음반이니 정말 한동안 뜸∼했었다. '한동안 뜸했었지', '장미', '울고 싶어라' 등의 빅 히트곡을 내며 기성세대들에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주었던 록밴드 사랑과 평화가 신보 <Love And Peace; The Endless Legend>를 공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은 펑크(funk), 소울에 록을 접목한 독특한 음악으로 시대를 앞서갔던 그룹이자 당대 국내에서 철저히 '먹통음악'으로 취급받던 흑인음악을 스테이지 위로 끌어올렸던 주역이었다. 이들은 후에 재즈적인 요소를 도입하며 장구한 음악 스펙트럼을 펼치기도 했다.
그룹의 선장이었던 최이철을 비롯해, 이남이, 김명곤, 송홍섭, 김광민, 정원영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뮤지션들이 이 팀을 거쳐갔다. 지금도 우리 대중음악계를 진두지휘하는 인물들이 대다수다. 일종의 엘리트 양성소였던 셈이다. 현재의 라인업은 이철호(보컬), 송기영(기타), 이병일(드럼), 이승수(베이스), 이권희(키보드).
이번에 공개된 음반은 두 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장은 지난 26년 간의 활동을 집약한 베스트 형식으로, 다른 한 장은 새롭게 선보이는 신곡들로 짜여졌다.
베스트 음반에는 '한동안 뜸했었지', '장미'를 포함해, '내 진정으로', '겨울바다' 등 시대를 풍미했던 레퍼토리들이 고스란히 담겨 올드 팬들을 기쁘게 한다. 베스트 중의 베스트인 '얘기할 수 없어요'는 새롭게 연주되어 새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CD로 넘어가자. 가장 주목되는 곡은 역시 MBC 인기 드라마 <어사 박문수>의 주제곡으로 쓰인 첫 곡 '어허! 그럼 안되지'이다. 이병일의 호쾌한 드럼이 아드레날린을 분출케 하는 이 곡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사랑과 평화를 모르는 젊은층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번 음반에서 정말 많은 곡을 작사한 신예 작사가 조안나가 가사를 맡은 이 곡은 황금기를 연상케 하는 통통 튀는 리듬과 조금도 죽지 않은 하모니가 이들은 아직도 건재함을 말해 주는 듯하다. 보컬 이철호의 경탄을 불러일으키는 소울 창법을 접할 수 있는 'Dear baby', 사랑과 평화 연주력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심술'도 놓치면 안될 보석들. 박상민의 리메이크 곡으로도 잘 알려진 '청바지 아가씨'가 다시 수록되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신세대 음악팬들에게는 거장의 발자취를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음반 마니아들에게나 뮤지션들에게나 사랑과 평화는 꼭 거쳐가야 할 통과의례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이들이 그만큼 노래를 잘하고 연주를 잘했기 때문이다. 살아 숨쉬는 멜로디와 리듬이 지금 들어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앨범의 부제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이름은 진정 '끝이 없는 전설'이다.
-수록곡-
CD 1 <Love> (Best album)
1. 한동안 뜸했었지
2. 소녀
3. 겨울바다
4. 여왕벌의 행진
5. 장미
6. 어머님의 자장가
7. 저바람
8. 피아노 협주곡: 엘리제를 위하여
9. 울고 싶어라
10. 내 진정으로
11. 운명
CD 2 <Peace> (New album)
1. 어허! 그럼 안되지
2. Never mind
3. 한동안 뜸했었지
4. Dear baby
5. 다시는 울지 않으리
6. She's looking good
7. 부족한 사랑
8. 장미
9. Night fever
10. 얘기할 수 없어요
11. 변심
12. 청바지 아가씨
13. 심술
14. 어머님의 자장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