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Life & People
사랑과 평화
2007

by 김두완

2008.01.01

그룹 사랑과 평화는 2007년을 기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숱한 멤버 교체와 하강곡선을 그려온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고집한 '펑크(funk)'는 예나 지금이나 건강하기만 하다. < The Endless Legend >(2003)이후 4년 만에 나온 8집 앨범 < Life & People >은 이러한 사실에 강세를 달아 주고 있다.

사랑과 평화의 최고 특장은 역시 탄력 있는 리듬이다. 멤버들의 옹골진 연주는 이번에도 바운스를 주축으로 한다. 공연을 통해 이미 많은 호응을 얻은 '함께 가야해!!', 펑크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말해야겠어!!', 브라스를 대동한 '생각을 바꿔!!' 등 리듬감을 체득할 수 있는 곳은 여럿 있다.

터줏대감 이철호의 가창법도 간과할 순 없다.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을 연상시키는 화끈한 추임새와 군더더기를 없앤 그의 정확한 발음은 그룹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증해 준다. 그가 가진 허스키한 목소리는 '내 곁에 남아줘!!', '이젠 안녕!!' 등과 같은 발라드 곡들에도 잘 녹아든다.

다만 서로 비슷한 내용의 노랫말들이 음악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건 사실이다. '아픈 과거를 잊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전언은 앨범 안에서 줄곧 되풀이된다. '한동안 뜸 했었지'(1978), '장미'(1979), '샴푸의 요정'(1989) 등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재치 있는 어휘 운용은 과거의 일이다. 밴드의 긴 역사에 걸맞은 풍부한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다.

본 앨범으로 라이브의 열기를 그대로 전해받기는 역부족이다. 그만큼 < Life & People >은 녹음 기술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한 노장 밴드의 이 무난한 결과물은 현 가요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세파에 못 이겨 쉽게 조로(早老)하고 마는 젊은 밴드들에게 음악적인 고집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것이 없었으면 사랑과 평화도 지금처럼 롱런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철호와 함께 약 20년간 밴드를 지켜온 드러머 이병일은 안타깝게도 음반 작업 중이던 2006년 9월에 뇌졸중으로 숨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현재 사랑과 평화는 이철호(보컬), 송기영(기타), 이승수(베이스), 홍현민(키보드), 정재욱(드럼)의 라인업으로 활동 중이다.

-수록곡-
1. 다 같이 웃어봐~
2. 함께 가야해!!
3. 희망 찾아~
4. 말해야겠어!!
5. 내 곁에 남아줘!!
6. 즐겁고 신나게~
7. 생각을 바꿔!!
8. 바로 이거야!!
9. 행복은 내 마음 속에 있어~
10. 모든 걸 행복이라 생각해~
11. 가게 내버려둬!!
12. 이젠 안녕!!

프로듀서 : 사랑과 평화
김두완(ddoobar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