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is dead. I be killing it’을 반복하는 가사가 데이비드 게타의 현 행보를 적확히 설명한다. 지금까지도 EDM을 대표하는 DJ, 프로듀서로 인식되고 있는 이 사내는 요즘 순수한 EDM이라기보다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스타일을 다수 차용한 팝 음악’에 가까운 결과물들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존 레전드, 시아, 스크립트 등 유수의 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만든 팝 앨범 < Listen >의 리패키지 버전에 새로이 담은 싱글에서 데이비드 게타는 EDM의 본줄기에 가까이 다가선 모습을 보인다. 명료하게 드러나는 댄스 비트와 비트를 감싼 두꺼운 부피감, 몽환을 일으키는 몽롱한 사운드 톤으로 짜 맞춘 결과물은 근래의 여러 팝 음악과 다른 유형의 형상을 띈다. 곡은 크게 나쁘지 않다. 향후의 발걸음이 어렵지 않게 예상될 정도로 대중 친화의 영역에 깊게 들어선 데이비드 게타지만, 괜찮은 EDM 사운드를 내는 감각은 크게 가시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