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테잎은 강자다. 적어도 국내 일렉트로닉 분야에서 이들만큼 폭발적인 무대를 이끌어내는 밴드는, 이들만큼 확실한 스타일을 갖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밴드는 드물다. 이미 데뷔 앨범 한 장으로 공연 시장의 확실한 브랜드가 되었고, 열정적인 행사와 무대 장소에서 연주를 보게 되는 건 자연스러워졌다.
이런 상승곡선에서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의 핵심은 '대중음악으로서의 가치'다. '다양한 것', '다른 것'을 보여줄 시점이 아니라, '확실한 것'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애초 밴드는 보컬이 없다. 대중음악에서 보컬이 없다는 것은 장기에서 차(車)를 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메인 선율을 만들어낼 신시사이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타이틀곡 'Airdrome'은 그 임무를 착실히 수행했다. 빠른 음표로 단박에 들리는 중심 멜로디는 기본이고, 밴드 특유의 공격적인 질주도 빠짐없이 포함됐다. 분명 곡은 현재의 주가를 지켜낼 소중한 트랙이다. 동시에, 대중음악을 향한 목표는 다음 기회로 보류되는 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