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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소란
2013

by 윤은지

2013.08.01

가사의 실패다. 연주는 좋다. 경쾌한 템포와 밝고 풍성한 사운드가 충분히 귀를 잡아끌지만 매력은 거기까지다. 곡이 이끄는 분위기를 따라 편하게 듣기에는 가사의 직설이 지나치게 도드라진다. 노랫말의 어조가 멜로디, 사운드의 느낌과 밀착하지 못해 곡의 감성과 가사의 감성이 제각각이 돼 버린 탓이다. '왕자병에 걸린 남자'의 연애담을 담았다는 보도자료를 참고했을 때, '네가 뭔데 날 얼려놔' 식의 직접적인 표현이 혹여나 착각에 빠진 남자의 확신을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나타내는 의도였다면, 노래 분위기와 감성 전달에도 그러한 부분이 반영됐어야 했다. 멋없는 말들조차 그저 부드럽고 멋있게만 어필하려 한 결과 노래에는 왕자병도 왕자도 아닌 불분명한 콘셉트만 남게 됐다.
윤은지(theothers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