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 2007년,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압도적인 가요시장 점유를 통해 재발된 '성공 표본'이다. 이것은 5년이란 시간동안 끊임없이 가요계를 지배하였고 현재, 그 주축들이 한류라는 거물급 브랜드가 되며 진행방향과 유혹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결국 걸 그룹은 포화상태가 되어 살아남은 그리고 살아남을 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라고.
'모델돌'이라 불리는 나인 뮤지스는 호칭에서부터 풍기는 도도함과 세련됨으로 여느 걸 그룹에게서 느낄 수 없던 성숙한 매력을 이끌고 있다. 이로 인해 그들만의 독립된 경계가 자연스레 만들어 졌다. 또한 평균 키 172cm를 필두로 한 멤버들의 뛰어난 몸매는 '나인 뮤지스 다이어트'로 이슈화되며 많은 관심까지 받고 있다. 분명 중복 없는 그들만의 특색 있는 이미지이다.
단순히 외적인 요소만으로 생성된 정적인 이미지보다 중요한 것은 무대에서 보여주는 동적인 이미지이다. 적어도 가수에게 있어 대중으로부터 최초의 관심을 받게 되는 장소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개인의 캐릭터로 이미지 전쟁을 버리는 아이돌이라 할지라도 그 시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동적인 이미지는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인 뮤지스는 이런 점에서 이미지 메이킹의 주객전도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뛰어난 보컬리스트 없이 하향평준화 된 멤버들의 가창력은 위태로움과 밋밋함을 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 스윗튠(한재호, 김승수)의 작법 스타일이 어느 정도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 나인 뮤지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을 준다. 카라, 레인보우 등 그의 곡을 받았던 가수들을 오버랩 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첫 번째 미니 앨범인 < Sweet Rendezvous >는 이전 싱글 두곡과 신곡 두곡을 한데 묶은 구조를 갖고 있다.(연주곡이 포함되어 있는 곡이 신곡들이다) 오버랩이 주는 개성 확립의 어려움은 '뉴스'에서 절실히 느낄 수 있다. '티켓' 역시 '뉴스'처럼 가사 속 중심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음악적 콘셉트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있지만, 발음만 굴리고 목소리 톤에 힘만 주면 래퍼가 되는 불편함이 귀에 걸릴 뿐이다. 펑키(Funky)한 기타 리프와 현란한 베이스가 인상적인 '넌 뭐니'는 음반 속에서 나름의 새로움을 준다. 끝을 길게 끄는 창법과 중독성 있게 늘여놓은 구조는 인상적이다.
두 개의 태엽이 맞물려있다. 하나는 작은 태엽, 하나는 큰 태엽이다. 작은 태엽을 아무리 돌려 봤자 소용없다. 큰 태엽이 한 바퀴를 돌게 되면 작은 태엽은 수많은 바퀴를 돈 셈이니. 아무리 아이돌이 MC, 예능 등 다양한 포지션의 잠재 일꾼들을 키운다고 하지만 적어도 가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무대에 오른다면 그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알게 모르게 대중들은 그러한 점을 엄격히 보고 있다. 나인 뮤지스 또한 진정 그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고 싶다면 커다란 태엽을 돌려야 한다.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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