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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예예예스(Yeah Yeah Yeahs)
2009

by 이대화

2009.04.01

'록' 밴드이던 예예예스(Yeah Yeah Yeahs)가 기타 사운드를 줄이고 신시사이저와 프로그래밍을 대폭 강화해 나온 것이 먼저 눈에 띤다. 뉴 레이브, 디스코 등이 록 밴드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80년대 복고가 트렌드의 정점에 서 있는 지금, 한 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예예예스가 이를 적극 반영하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댄스 록을 표방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초기의 발광(狂)하는 에너지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Zero'는 저돌적인 질주감은 갖고 있지만 탈주와 변칙으로 가득한 펑크 깽판 때보다는 덜하다. 카렌 오(Karen O)의 보컬은 날뛰고 질러대기보단 기괴한 '무드' 자아내기에 집중하고, 전체적 분위기도 독하긴 하나 무거운 긴장감에 매여 자유분방하지 않다.


그러나 이는 2%의 아쉬움을 주기보단 더 배가된 진지함으로 다가와 음악적 무게감을 강화한다. 어차피 카렌 오의 자해까지 일삼는 쇼킹한 퍼포먼스가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것은 뻔하고, 오히려 이렇게 성숙과 파격을 동시에 거머쥐는 '변신' 행보가 커리어 면에선 더 유리할 것이다.


간만에 듣는 거칠고, 기괴하고, 저돌적인 일렉트로닉 댄스다. 그 속에 배어 있는 낮게 깔린 지독함은 몇 배의 중독성으로 다가온다.

이대화(dae-hwa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