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Throwback Vol.1
보이즈 투 멘(Boyz II Men)
2004

by 김獨

2004.09.01

보이즈 투 멘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딱히 10년 전이었다. 인간의 목소리만으로 톤(tone)의 완벽한 일치를 보여준 아카펠라, 그것을 세계적인 장르로 끌어올린 보이즈 투 멘의 인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1991년 1집 <Cooleyhighharmony>의 첫 싱글 'Motownphilly'로 시작된 그들의 히트퍼레이드는 영화 <부메랑> 사운드트랙의 엔딩 테마 'End of the road'를 거치면서 쉴새 없이 내달렸다.

차트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그들의 상승세는 급기야 다이아몬드 레코드에 빛나는 1994년 2집 음반의 성공으로 일대 아카펠라 흐름을 견인했다. 빌보드 차트 1위에 번갈아 오르내린 'I'll make love to you'와 'On bended knee'의 연이은 성공으로 최고의 파워 브랜드를 과시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그 후 지구촌에 아카펠라 하모니를 널리 유행시킨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혜성처럼 등장한 보이즈 투 멘의 인기는 허나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잠시 주류를 뜨겁게 달군 R&B 보컬그룹들이 하향세를 걷는 사이에 그들도 여지없이 함께 몰락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1997년 <Evolution>을 비롯한 몇몇 음반을 내놓으며 과거의 스타덤을 회복하려 했으나 역시 문제는 음악이었다. 아카펠라의 특성상, 단조로운 패턴과 '뻔히 보여주기' 방식은 금새 대중들에게 식상함을 전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서서히 잊혀간 그룹의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요인도 그것이다. 전혀 새롭지 않은 고정 스타일의 지루한 반복이 롱 런을 가로막은 지름길이었다.

그랬던 4인 체제의 보이즈 투 멘이 최근에 갑작스레 3인조로 구성의 변화를 꽤했다. 그룹에서 가장 저음의 목소리로 베이스와 나레이션을 맡던 마이클 맥클레리의 탈퇴로 그룹의 외형상 트레이드마크인 쿼텟 하모니가 한순간 뒤바뀐 것이다.

조직의 변화를 가지고 돌아온 그들에게 “아직도 보이즈 투 멘이 음반을 내놓는군!”, “언제 쩍 팀인데 다시 나온다고 인기 있을까!”하는 반응이 대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10년이라는 시간은 20대 초반의 싱싱한 청년들을 어느새 30대로 접어든 한 집안의 가장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보 <Throwback Vol.1>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리메이크 앨범이라는 점이다. 나단 모리스와 와냐 모리스, 스완 스톡맨이 들려주는 매력적인 보컬 합작은 마이클이 빠졌더라도 여전히 달콤한 사탕처럼 감미로운 보이스를 선사한다. 특히 리드 싱글로 선정된 'Human nature'는 마이클 잭슨의 걸작 <Thriller>에 수록된 곡으로 보이즈 투 멘은 오리지널에 충실하면서도 두터운 보컬 하모니를 매끄럽게 깔아 그 속에 새로운 색깔을 덧입혔다.

비틀스의 명곡 'Yesterday'의 리메이크처럼 완전한 아카펠라 형식으로 녹음된 드바지의 1983년 히트곡 'Time will reveal'에서 보여지는 섬세한 하모니는 역시 그들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Let's stay together'(알 그린), 'Close the door'(테디 펜더그라스), 'For the love of you'(아이슬리 브라더스), 'You make me feel brand new'(스타일리스틱스) 등 1970, 80년대 소울 음악이 무엇보다 편안한 보이즈 투 멘 특유의 패션으로 갈아입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팝 발라드 형식을 취한 신작은 전체적인 스타일면에서 거의 흡사하다는 단점이 걸림돌이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시 크게 달라진 흔적은 별반 찾을 수 없으며, 오히려 목소리의 파워 면에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다소간 힘이 떨어져 보인다.

팬들의 입장이야 보이즈 투 멘이 새 앨범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일 테지만, 문제는 그들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이제는 주류 트렌드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수록곡-
1. Let it whip
2. Let's stay together
3. What you won't do for love
4. Cutie pie
5. Close the door
6. For the love of you
7. Sara smile
8. Human nature
9. Time will reveal
10. I miss you
11. You make me feel brand new
김獨(quincyjon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