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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끝
박재정
2026

by 신동규

2026.10.16

한 김 더위가 물러가니 다시 발라드가 주연을 꿰찬다. 3년 전 발매한 첫 정규 음반 < Alone > 속 직접 쓴 타이틀곡 ‘헤어지자 말해요’의 성공은 보컬리스트로서 박재정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하면서도 후렴구 고음에 기댄 만큼 빛이 바래 오랜만에 또 하나의 노래방 애창곡이 나왔다는 정도의 인상에 멈췄다. 어쩌면 어느 장르보다 새롭기 어려운 현실 가운데 그는 차라리 과거 모두가 듣고 감동했던 소리와 자신이 가수의 꿈을 키우던 당대의 전개를 빌려 와 이번엔 본능이 아닌 기억을 파고든다. 흐름 면에서 단번에 윤종신이나 김동률이 떠오르고, 가창은 성시경과 정준일을 교차한다. 적지 않은 노랫말을 음역의 높낮이로 유려하게 풀어내면서도 고음이 아닌 철저한 기승전결에 집중한 선택은 슬프면 장땡이라는 여느 곡과 달리 자기만의 정체성을 가진다. 느릴진 몰라도 멈추진 않았던 박재정 표 발라드의 전성기를 잇는 곡이다. 

신동규(momdk778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