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선 굵은 목소리와 고등학생이라는 나이를 의심케 하는 세련된 무대매너는 그를 < 슈퍼스타K >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박재정은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참신한 신인이었다. 작년 발표한 첫 싱글 ‘첫 눈에’는 비록 음원 성적은 저조했어도, 그만의 가창 개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보컬리스트 탄생에 대한 기대를 모으게 했다.
이번 신보는 그러나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색하다. 레트로 팝이라는 장르로 맛깔나게 포장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그 안에는 오직 통속적인 유행가만을 좇은 제작자의 의도가 고스란히 자리한다. 꿀을 바른 듯 매력적이던 보이스는 기계음에 묻혀 흐려졌고, 멜로디는 노래에 녹아들지 못한 채 떠돈다.
이제 시작 단계인 그에게 얼마나 대단한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 줬으며 누가 피처링을 했느냐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건 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법이 아닌 자기정체성을 지닌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