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개성으로 시선을 끄는 지올 팍의 신호가 다시 빛난다. 단조로운 문법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특유의 괴짜 미학이 호오를 갈랐다면 이번에는 한결 건조한 톤으로 외피보다 내면에 집중한다. 수단에 그쳐야 할 콘셉트가 목적이 되면 작위적인 요소들이 드러나지만 포장 박스 안을 들추자 메세지가 또렷하다. 존재감 강한 캐릭터에 가려져 있던 가사의 주파수가 잡음 없이 귀에 닿는다.
내용물은 다른 의미로 레트로다. 현대 사회를 집어삼킨 인터넷으로 개인에게 닥친 격리와 고립을 노래하는 의중에 아날로그를 향한 향수마저 묻어난다. 날이 선 전달력과 반대로 테크노를 밑바탕에 둔 음악의 평이한 짜임새는 합창을 쌓아 올린 도움닫기가 절정 구간에 힘을 실어 상쇄한다. 전에 없던 시도는 아니지만 그의 탄탄한 기량을 재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