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패기를 보여줬던 소녀들이 천진난만하게 돌아왔다. 그룹을 본격적으로 알린 ‘Xxl’의 붐뱁부터 완벽한 레이지인 ‘Visa’, 시스템 서울을 떠올리게 하는 디지코어 ‘We don’t go to bed tonight’까지 이들은 힙합과 K팝의 경계에서 전자에 방점을 찍으며 확실한 영역을 마련했다. 취향을 가볍게 담은 믹스테이프의 타이틀 ‘미스터 2026’은 사뭇 다르다. 과격한 비트는 멀리 던져두고 이번엔 보컬 피치를 최대로 올린 칩멍크(Chipmunk) 작법을 활용해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소리로 함께 표현한다.
카라의 ‘미스터’를 샘플링한 아이디어는 멀지 않은 2000년대의 과거를 재해석한 복고이자 최근 K팝 트렌드를 흡수한 결과다. 마침 같은 소속사 선배의 히트곡인 만큼 연결고리를 형성하기에도 쉬운 데다 노래의 이미지가 당차게 질주해 왔던 영파씨의 행보와도 잘 맞으니 유행을 따라가도 설득력은 충분하다. 장르 음악을 소화하는 특이점이 존재해도 아이돌로서 대중성을 포기하긴 어려운 일. 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재간으로 첫 기록을 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