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Atmos
샤이니(SHINee)
2026

by 정하림

2026.07.15

돌아보면 유독 눈에 띄었던 ‘청량’이었다. 샤이니가 본격적으로 색깔을 갖기 시작한 건 11년 전의 < View >다. 당시 생소했던 딥 하우스에 은은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보컬을 얹은 동명의 노래는 댄스 중심의 K팝에서 차분하게 빛났다. 여기에 바닷속 한 장면이 담긴 앨범 커버가 더해졌으니 그룹을 대표하는 수식어로 이 푸른 형용사는 꼭 알맞게 어울렸다. 힙합을 재료로 어둡게 칠했던 두 장의 정규작을 지나 < Atmos >는 다시금 정체성에 집중하며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현재형으로 풀어낸다.

골자는 같다. 질감을 최대로 살린 하우스와 사랑에서 포착되는 다양한 감각을 혼합, 자극하는 가사. 한 장르를 유행시킨 런던 노이즈와 오래도록 SM 엔터테인먼트의 스타일을 책임지는 켄지가 설계한 바탕에서 작품은 예상 가능한 범주에 머문다. 그럼에도 악보를 빼곡히 덮는 글리치로 반짝이는 시각적 심상을 첨가한 ‘Atmos’는 유달리 선명하다. 특히 교대로 쨍한 고음 파트가 교차하는 와중 분위기를 신비롭게 중화하는 민호의 보컬이 콘셉트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각자 솔로 활동으로 쌓아 온 역량이 팀에서 조화롭게 합쳐지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수록곡 또한 타이틀이 그린 그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름다워’ 같이 푸르렀던 5명의 시절을 불러내는 ‘Hours’는 일정 부분 과거에 기댔고, UK 개러지 기반의 ‘Possibility’는 일렉트릭 기타를 공존시켜 시원함을 더했다. 각각 킥 드럼, 스트링이 몽환적으로 이끌어 가는 ‘소나기 (Still raining)’와 ‘Thousand miles away’까지 서로 다른 주인공을 세우고도 앨범은 일관되게 유지된다. 이 안정적인 흐름에 유일하게 농도를 조절한 곳이 ‘Anti believer’다. 의심에 둘러싸인 가사에 맞게 베이스의 무게감을 높인 트랙은 주로 설렘으로 치환되었던 색에 반전을 마련하며 같은 기조에서 소화할 수 있는 주제의 폭을 넓혔다.

떠오르는 시점이 명백하나 < Atmos >는 반복이 아닌 발전을 가리킨다. 흔히 청량함이 파란색과 젊음이란 속성을 품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모적 성격을 띠는 양상과 달리 소리로 쌓아 올린 미학이 견고한 덕분이다. 데뷔한 지 어느덧 18년, 이젠 완숙미가 도드라질 법도 한 연차지만 이들은 한결같은 에너지와 생기로 이번에도 아이돌에게 기대하는 소년미를 충족시킨다. 번뜩임만이 역사를 지탱할 수는 없는 법.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내는 샤이니에 초창기 부여된 ‘컨템포러리 밴드’라는 수식어는 지금도 유효하다.

-수록곡-
1. Atmos [추천]
2. Hours
3. Possibility
4. Anti believer [추천]
5. 소나기 (Still raining)
6. Thousand miles away
정하림(sielsia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