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탄한 여정은 아니었다. 원치 않게 끝나버린 아이돌 활동 이후 솔로 아티스트로서 랩, 알앤비, 록 등 여러 장르를 거치며 현재의 자리에 도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역경 속에서도 끈기로 버틴 이 소년 만화의 주인공 같은 스토리는 지금도 음원 차트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Drowning’의 때아닌 광풍에 한층 힘을 더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우즈는 자축할 시간을 잠시 제쳐두고 기세를 몰아 본격적인 공세를 펼친다.
돌격의 주축은 거칠게 일그러진 사운드다. 팔세토와 기타 라인이 뮤즈의 ‘Plug in baby’를 똑 닮은 ‘Human extinction’과 에이씨디씨(AC/DC)식 8비트 로큰롤 ‘Downtown’이 정해진 문법을 착실히 따르며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서태지 풍의 랩 메탈 ‘비행’에 이르면 예상외의 과격한 스크리밍까지 내달린다. 익숙한 전례로 서술하게 되듯 레퍼런스 자체는 노골적이지만 근 몇 년간 밴드 영역을 탐구하며 키워온 체급이 전형적 구성의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목을 아끼지 않고 불을 당기는 내지름에 이러나저러나 함께 뛰어놀 수밖에 없다.
그러니 모든 것을 챙기려 적정선을 유지하는 순간 추진력은 한풀 꺾이고 만다. 알앤비 보컬을 뽐내고자 마련한 ‘Beep’이나 ‘Plastic’에서 준수한 소화력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기는 힘들다. 발라드 쪽으로 시선을 옮겨도 양상은 유사하다. 역주행 신화를 의식한 ‘Glass’의 후렴이 같이 따라 부르기를 요청하나, 담백한 진심 대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 멜로디가 입에 자연스레 붙지는 않는다.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를 원했던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면 ‘Cinema’나 ‘To my January’ 정도로 충분했다.
제목처럼 ‘아카이브’의 목적으로 보면 만족스럽다. 지난날의 흔적을 모아놓고 보니 두께 또한 나름 얇지 않다. 다만 홀로 선 지 시간이 꽤 흐른 지금은 여러 개의 얕은 갈래보단 하나의 깊은 우물을 파야 할 시점이다.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한 일이고, 생존을 위해서 많은 것을 증명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꼭 그럴 필요도 없다. 도약과 고착화 사이의 분기점에서 고민하는 첫 모음집. 분명한 건 과감하게 몸을 내던지는 순간 가장 밝게 빛났다는 사실이다.
-수록곡-
1. 00:30
2. Super lazy
3. 하루살이 [추천]
4. 화근 [추천]
5. Human extinction
6. 비행 [추천]
7. Bloodline
8. Downtown
9. Stop that
10. Na na na
11. 몸부림
12. Beep
13. Plastic
14. Glass
15. Cinema [추천]
16. 사모
17. To my January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