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 Vol.07 >이 남긴 키워드는 균형이었다. 그것은 가창과 연주, 콘셉트와 실제적 분위기 모두를 아울러 좀처럼 선명한 합일점을 찾지 못했던 인상을 치밀한 계산으로 돌파한 성과였다. ‘너에게’와 ‘입김’이 주고받은 다음 볼륨은 그 중간 지대의 확인에 가까웠다. 달라진 자신감이 눈에 띄었다. 홍대 앞을 메운 인디 록 마니아들과 평단의 호응은 손에 익은 소리와 그렇지 않은 생경함 사이 아슬한 줄타기를 즐기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줄의 나이테를 두르는 긴 호흡의 자가 진단, ‘모래알’은 예열 끝 출발을 선언한다. 그러나 여행 시작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곡은 고고학이라는 차량의 제로백 시험이다.
로큰롤 특유의 크레셴도 진행이 흡인력을 자랑한다. 경주 직전 적색등 역할의 신시사이저와 차분한 전기 기타, 보컬의 매끄러운 사운드 질감은 말미의 해방감을 위한 마중물로 기능한다. 자연스레 재합류한 키보드와 드럼의 강약 조절, 무엇보다 끝내 사그라지지 않는 하범석의 절규까지 멈춤 기호 없는 내달림은 분명한 극적 대비를 낳는다. 덕분에 잘 짜인 앨범의 결말을 미리 훔쳐본 듯하다. 되뇌는 후렴구는 ‘환청’의 존재를 상기하며 실재와 이상을 다룬 노랫말은 ‘우물’의 테두리 안에서 ‘검은빛’과 ‘영원’을 그린다. 적은 양의 글이 여전히 실연자의 어깨를 빌리고 있지만, 그 깊이를 헤아린 소리가 달갑다. 고고학의 물오른 ‘감’을 직접 증명하는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