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를 위한다’는 자이언티의 느슨하면서도 매력적인 슬로건 아래 여러 음악가가 모여 형성된 레이블 ‘스탠다드 프렌즈’.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작업물이 닮은 결을 띠며 하나의 응집된 정체성을 띤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격은 콜렉티브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작년 4월 정식 합류 이후 꾸준한 행보를 보인 소코도모 역시 레이블 내 음악가와의 숱한 교류로 자신의 세계를 빠르게 넓히는 중이다. 같은 소속인 피셔맨이 프로듀싱한 ‘Wake up’은 불과 5개월 만에 돌아온 EP의 타이틀 곡이다.
조금은 난해한 사운드를 가져오더라도 소재만큼은 쉬운 이야기를 택하던 방식은 여전히 살아 있다. “너 안에 파도치는 / 감각들에 눈을 떠”라 외치는 직설적인 가사부터 ‘깨어남’을 촉구하고, 잠에서 깨듯 뿌연 잡음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사운드나 꿈결 속 인도자처럼 등장하는 트와이스의 채영의 피처링도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장치다. 곡의 구조나 일부 선율은 ‘지구멸망’의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당시 난장의 에너지를 반쯤 덜어낸 것처럼 보인다. 정돈되고 침착해진 사운드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트랙. 한때 ‘외계인’이라 불리던 어린 소코도모가 어느덧 안정된 환경에서 안정된 캐릭터를 찾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점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