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를 기록한 ‘회전목마’처럼 쉬운 구성으로 대중 친화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의도대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비트가 흐르며 몸을 들썩이게 하지만 독창적인 개성은 그만큼 옅어졌다. 자신만의 중심 아래 장르를 오가던 기묘한 줄타기. 그 줄 위에서 내려오니 무난하긴 해도 아슬아슬한 쾌감을 채우기엔 영 밋밋하다. 오히려 특유의 톤과 발음에서 그의 색깔이 비치는 순간이 반갑게 느껴진다. ‘Lie lie’는 소코도모 만이 할 수 있는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콘셉트 자체는 뚜렷하다. 기계음으로 왜곡된 목소리, ‘날 차버린 여자’를 원망하는 가사, 한번은 들어본 듯한 멜로디가 과거의 댄스음악을 가리키며 친숙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문제는 이들을 엮은 방법론이 재창조가 아닌 재구현에 가깝다는 것이다. 직관적인 후렴이 끌어온 찰나의 중독성도 이내 익숙함에 묻혀 활기를 잃는다. 음질이 더욱 선명해졌을 뿐, 낯익은 재료들을 새로운 해석 없이 그대로 배열하여 키치(kitsch)보다 유치하다는 인상이 더 크다. B급 요소들을 그저 담기만 해서는 ‘B급 감성’이 완성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