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을 끄는 요인은 많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6년 만에 선보이는 보이 그룹이라는 상징성과 ‘영 크리에이터 크루’라는 낯선 표어가 5인조 코르티스의 특이점을 만들지만 핵심은 작법이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배합하는 보편적인 K팝과 달리 앨범의 수록곡들은 하나의 장르 음악에 가까운 형태다. 팀을 감싼 다양한 맥락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지점이다. 
‘선 밖에 색을 칠한다’는 제목처럼 이들은 기존의 아이돌 문법에서 벗어난다. 트랩 비트 위에 쨍한 신시사이저를 올린 ‘Go!’는 전자 음악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내 힙합 신과 맞닿아 있고 레이지(Rage)를 적용한 ‘Fashion’에선 플레이보이 카티와 트래비스 스캇 등 해당 사운드의 대표 주자들이 떠오른다. 전반적인 구성 방식에서 레퍼런스의 영향력이 엿보이나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했다. 한껏 출력을 높인 오토튠은 장르적 특색을 최대치로 살리고 날 선 에너지를 그대로 담은 매무새는 그룹의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이어진다. 초기 방탄소년단이 2025년의 기법으로 재탄생한 것만 같다. 
앨범의 주도권이 10대 멤버들에게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직접 써 내려간 노랫말로 주체성을 강조하고 이를 담는 멜로디는 음악에 생동감을 주입한다. 특별한 편곡적 장치와 뚜렷한 후렴구 없이도 타이틀 ‘What you want’의 합창이 선명한 이유지만 같은 관점에서 후반부의 인상은 옅다. 포스트 말론 풍의 힙합 알앤비 넘버 ‘Joyride’는 이들의 영감이 2010년대 이후로 한정되었다는 걸 암시하고 아련한 분위기로 마무리 짓는 ‘Lullaby’는 자신감을 뽐내는 음반의 성격과 상반된 모호한 감상을 남긴다.  
K팝 너머의 사운드로 채운 이 데뷔 EP는 코르티스가 도달할 수 있는 여러 영역을 마련하고 창작에 있어 구성원들의 잠재력도 보여준다. 출사표로 내건 힙합을 깊게 탐구하여 기조를 탄탄히 다질지 다양한 양분을 흡수하고 새로운 양식을 체득할지 행복한 고민이 앞선다. 이러한 과정에서 넓은 참조 범위와 세심한 지휘가 필요하지만 현재로도 만족할 만하다. < Color Outside The Lines >에는 어린 소년들이 지금 이 순간에만 풀어낼 수 있는 음악들이 담겨 있다. 
-수록곡- 
1. Go! [추천]
2. What you want [추천] 
3. Fashion [추천]
4. Joyride
5. Lullaby
6. What you want (Feat. Teezo Touchd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