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어인 ‘The Eras Tour’ 중 쓴 곡들을 모아 발매한 신보 < The Life Of Showgirl >의 리드 싱글이다. 앨범은 제목에서부터 은유하듯 ‘쇼걸’로서 무대에서 내려온 뒤 테일러 스위프트가 느낀 온전한 감정을 담고 있다. 이 곡 역시 그 연장선상에 선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 속 한 캐릭터인 오필리아가 사랑과 상실 앞에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를 끌어와 오필리아가 될 운명에서 자신을 구원해 준 ‘그’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어렵지 않게 예비 남편을 향한 노래임을 알 수 있다.
여러 차례 히트작을 함께한 스웨덴 출신 프로듀서 맥스마틴, 쉘백과 작업한 신보, 그리고 이 곡은 그들의 전매특허인 매끈한 팝송이다. 선명한 멜로디 라인은 지난 몇 년간 그가 주로 써온 회색빛 포크송에 아쉬움을 느낄 청자의 마음을 달래주고, 적소에 터지는 클랩비트를 경유한 깔끔한 편곡은 더할 나위 없이 캐치하다. 한마디로 쉽게 들리고, 단번에 각인된다.
다만, 그 너머는 없다. 히트곡 ‘Love story’처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곡 안에 소환하고, ‘Blank space’, ‘Shake if off’처럼 경쾌한 팝송이지만 그간의 기다림을 상쇄할 만큼의 신선함은 없다. 직접적으로 오필리아와 자신을 비교한 가사 속 몇몇 지점이 평면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익숙한 방식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그 회귀를 알리기에 딱 적합한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