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둔중한 출사표의 ‘Loop’와 찰리 XCX를 덧칠한 길라잡이 ‘Viola’는 이브의 돌출을 가능케 했다. K팝과의 희석을 최소한으로 줄인 하이퍼 팝을 목표 삼으면서 두 장르 사이 거리감은 고감도의 비주얼로 메꾸는 주효한 선택 덕이다. EP 3집의 선공개 곡 ‘White cat’ 역시 전작을 이어받아 또 다른 이정표로서 특유한 노선을 밝히고자 한다.
곡을 가득 채우는 물기 어린 스타일로폰, 픽셀 아트를 떠올리는 칩튠 효과음은 이제 K팝 신에서 낯설지 않은 레퍼토리다. 그럼에도 신보는 자칫 번잡해질 수 있는 요소를 친절히 배치해 마치 정교한 레트로 게임 하나가 런칭한 듯한 인상을 준다. 전자음으로 무장된 3분 20초가 피로감을 낳지 않는 까닭은 구성에 있기도 하다. 프리 코러스와 후렴 간 연결고리가 부드럽고, 현 아이돌 음악에서 좀처럼 보이지 않는 브릿지는 정공법의 차별화로 읽힌다. 이브에스테틱(Yvesthetic), 이브만의 감성이 어지러이 휘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