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역동적인 결과물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박한 모습이다. 멜로디 면에서 단번에 귀를 잡아끌 만한 지점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따뜻한 감성만큼은 확실하게 보장한다. 드럼 비트나 기타 리프에서도 테크니컬한 기교를 선보이기보다는 밸런스에 집중해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떤 장르를 시도하더라도 확실한 킬링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작법이 가끔은 강박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데이식스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무난하고 평탄한 싱글이다. 그러나 부실하지는 않다. 힘을 빼고 편안하게 접근하더라도 탄탄한 사운드를 유지하기에, 평범하고 반듯한 만듦새는 오히려 기분 좋은 의외성이 된다. 그들도 한 번쯤은 숨을 고를 필요가 있었다. 적절한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