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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Dance
라임라잇(LIMELIGHT)
2024

by 소승근

2024.01.01

라임라잇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노래다. 뮤직비디오나 의상, 비주얼, 퍼포먼스가 아니다. 김승수 중심의 작곡 팀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선율과 정밀한 사운드 조율로 창조한 노래들은 멤버 미유, 수혜, 가은의 매력을 담는다. 멜로디와 편곡, 믹싱에 집중해서 그 외적인 부분이 미흡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모델이나 배우가 아니다. 이 트리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


2023년 2월에 정식 데뷔한 라임라잇은 다른 걸그룹들과는 결이 다르다. 우선 세 명밖에 안 되는 멤버들은 여느 대형 걸그룹보다 보컬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가창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 여기에 이들의 노래에는 구색 맞추기 용 랩도 없다. 구태의연한 랩 라인을 과감히 생략하고 그곳에 편곡과 정교한 사운드 그리고 코러스로 채워 곡 자체의 품질을 높인다. 랩을 좋아한다는 가은조차 그룹을 위해 양보하고 절제한다. 세 소녀들은 노래에 집중하는 것이 가수의 본질이자 의무이며 책임이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3인조로서는 마지막 음반인 < Last Dance >도 듣기 좋다. 이전에 발표한 ‘Honestly’와 ‘Eye to eye’, ‘Cha cha’, ‘Madeleine’처럼 여유 있는 비트 속에서 자신들의 스타일을 탐구한다. 마이클 잭슨의 'Love never felt so good'이 떠오르지만 선명한 멜로디 훅과 16비트 리듬 기타, 흥겨운 후렴 그리고 트랩으로 꾸민 브릿지도 이질감이 들지 않아 타이틀곡으로 부족함이 없는 'Baby, maybe crazy’, 세련되고 정갈한 비트 드롭으로 승부수를 띄운 미유의 퇴폐적인 솔로곡 ‘Twenty twenty’는 이 앨범의 결정체다. 아프리칸 비트와 웅장한 코러스로 광활한 아프리카 느낌을 표현한 수혜의 독창곡 ‘If u know u know’ 역시 멋지다.


다만 피프티 피프티의 ‘Cupid’를 참고한 ‘Ta-da!’의 타이틀곡 선정과 가은의 보컬이 줄어든 것은 아쉽다. 수혜, 미유의 고음과 대비되는 가은의 중저음 톤과 매력적인 비브라토를 들을 수 없는 것은 팀 전체의 손실이다. 트리오든 쿼텟(4인조)이든 퀸텟(5인조)이든 라임라잇은 음악 기조를 바꾸지 않아야 한다. 라임라잇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노래 자체이기 때문이다.


- 수록곡 -

1. Baby, maybe crazy [추천]

2. Ta-da! [추천]

3. If u know u know (수혜)

4. Twenty twenty (미우)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