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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ience
테임 임팔라(Tame Impala)
2019

by 박수진

2019.04.01

호주 밴드 테임 임팔라의 강점은 힘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정규 1집 < Innerspeaker >, 2집 < Lonerism >, 3집 < Currents >에서 각각 사이키델릭 록, 신스팝을 전면에 세우고 소리를 늘리고, 소음을 채웠을지라도 그룹은 아니 밴드의 수장 케빈 파커는 멜로디와 추진력을 놓치지 않았다. 마치 이래도 ‘이 곡이 안 좋아 ?’하는 자신감으로 밀어붙이려는 듯 원하는 지점에서 속삭였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터뜨렸다. 테임 임팔라의 장악력은 바로 이 호기로움이다.


4년 만의 4번째 정규음반 발매를 앞두고 공개한 싱글 ‘Patience’는 그간의 공백기를 가볍게 상쇄한다. 도입부터 그루브 넘치는 피아노에 이상 세계에 데려가려는 듯 허공을 공략하는 신시사이저, 흐물거리는 보컬은 차라리 악기에 가깝다. 디스코 풍으로 채색해 일궈낸 테임 임팔라 월드는 전에 비해 밝고, 전해 비해 팝적인 요소가 있을지언정 여전히 강렬하다. 그리 짧지 않은 러닝 타임이 길지 않게 느껴지는 건 음악적으로 확실한 방향성 덕택. 내 음악을 한다는 자부심과 완성도 높은 사운드가 만나 탄탄한 소리의 벽을 만들었다.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