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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written
숀 멘데스(Shawn Mendes)
2014

by 노태양

2017.02.01

단 6초면 충분했다. 소셜 비디오 서비스 ‘바인(Vine)’에 올린 커버 영상은 그에게 수백만의 조회 수와 팔로워, 유명 레코드 회사와 계약하는 영예를 가져다줬다. 이 모든 게 2014년, 무려 16살이던 때 이뤄졌고 그해 7월, 그는 선 공개 싱글 ‘Life of the party’까지 발매했다. 발매 일주일 만에 ‘빌보드 핫 100’의 25위로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며 시작부터 ‘꽃길’ 행진이었다.

소포모어 앨범인 < Illuminate >와 비교해 신인 특유의 풋풋함이 진하게 배어있다. 나이에 비해 능란한 보컬이 부르는 틴 팝은 마치 ‘애늙은이’ 같다. 이별 후 찢어진 마음을 ‘한 땀 한 땀’ 꿰매야 한다는 은유를 담은 타이틀곡 ‘Stitches’에서 그는 장점인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한다. 코러스에 이르러서는 클랩과 베이스를 앞세워 감정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강조한다. 기승전결을 명확히 나누는 방식은 ‘Something big’에서도 이어진다. 넘치는 열정과 자신감을 다양한 수사로 외치는 이 곡은 ‘신데렐라’ 숀 멘데스 자신을 향한 응원가이다.

노르웨이 가수 ‘아스트리드 S(Astrid S)’가 참여한 ‘Air’를 통해 협업에서 나오는 시너지를 한껏 끌어냈다. 비슷한 나잇대의 두 사람의 조화가 예상외로 훌륭하게 들어맞는다. 헤어지기 전 연인들의 마지막 대화를 가사로 옮겨 흡사 실제 ‘커플’과 같은 흡인력을 보여준다. 후반부의 트랙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기조와 함께 보컬을 강조한다. 별다른 악기 없이 목소리와 기타만으로 이루어진 ‘Crazy’는 그의 섬세한 강약조절과 감정 운용을 부각한다. ‘A little too much’, ‘This is that it takes’는 맥락상 같은 옛사랑들을 반복해서 말하지만 초반 트랙들과 다르게 느껴지는 건 최대 강점인 음색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스타가 탄생하는 데 있어 프로듀싱, 시대의 흐름, 스타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은 개인이 가진 능력이다. 이러한 부분이 모자란 상태로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로 마감했던 가수는 한둘이 아니다. 힙합 가수 록키 프레쉬(Rockie Fresh)의 매니저도 겸하고 있는 앤드류 거틀러(Andrew Gertler)는 일찍이 SNS를 통해 소년의 비범함을 꿰뚫어 봤다. 반짝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적당한 절충안을 통해 동년배의 지지와 아티스트 적 풍모를 천천히 쌓고 있다. 손으로 쓴 물기 어린 생애 첫 앨범은 향후 더 나은 활동을 위한 자양분이 됐다.

-수록곡-
1. Life of the party
2. Stitches [추천]
3. Never be alone
4. Kid in love
5. I don't even know your name
6. Something big [추천]
7. Strings
8. Aftertaste
9. Air (Feat. Astrind) [추천]
10. Crazy
11. A little too much [추천]
12. This is what it takes
노태양(leolionhear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