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해, 집시기타리스트 박주원의 행보는 범상치 않았다. 선배가수 최백호와의 작업, 아이돌의 비등점 아이유와의 곡 작업과 세션 등 다양한 필드에서 전천후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평단과 대중은 그에게 젊은 대가란 칭호를 하사한다. 허나 이런 달콤한 스포라이트를 뒤로하고 그는 본연의 연주인의 자세로 귀환, 올해가 가기도 전에 다시 '마술적 기타'의 핑거링으로 그려낸 숨 가쁜 세 번째 출사표를 내놓는다.

노란색 포니 용달에 실은 박주원의 '21세기형 노마드 감성'은 전작에서처럼 유려하고 격정적이다. 여기에 물오른 그의 집시기타 선율은 대범하고 흥미진진한 사운드로 채색되며 '월드 뮤직'이란 카테고리를 넘어 '범 대중적인 연주'를 그려낸다. 이런 일신우일신의 흔적은 소문난 축구광인 박주원이 흠모하는 배번 7번의 주인공, 축구스타 박지성에게 바치는 타이틀 곡 '캡틴 no.7'에 도사린다. 현란한 핑거링과 옥타브 주법으로 배가된 집시기타 특유의 경쾌함은 한 축구스타의 도전과 열정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다.

그의 유별난 축구사랑이 낳은 더블 타이틀 트랙 '승리의 티키타카' 역시 박주원의 응원팀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를 위한 응원곡이다. 평소 친분을 더해 유려한 스캣으로 주목받은 가수 정엽의 보컬 피처링은 안달루시아 산 하바네라 선율을 멋스럽게 그려냈고, 후반 3분 동안 질주하는 박주원의 일렉트릭 기타는 격정의 아드레날린 상승곡선을 자아낸다.

전작에서 선보인 '젊은 거장'의 칭호다운 수준급 연주만큼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은 그의 2년만의 반가운 신작. 무엇보다 축구라는 대중적인 관심사를 아이디어로 채택, 자연스럽고 진부하지않게 연주로 승화됐다. 다만 이런 새로운 시도가 차기작에선 타이틀곡에만 집중되는 걸 넘어 앨범 곳곳에 소스라치는 흔적으로 안착되길 기대해본다.

-수록곡-

1. 겨울날의 회상

2. 카발

6. 명암

7. 밀크쉐이크 (Feat.Kon)

8. 그 멜로디 (Feat. 신보라)

9. 나의 새벽

10. Temple of the 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