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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iem 1 사랑한다
김재희
2013

by 윤은지

2013.10.01

곡만 떼어 보자면 여느 슬픈 발라드와 다르지 않다. 한번에 읊조려지는 쉬운 멜로디에 캐논 코드의 건반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도 익숙한 흐름, 가면 갈수록 격해지는 감정의 증폭과 이를 견인하는 전반적인 편곡 구성까지. 흐느낌에 꺾이고 마는 후반부의 보컬을 접하고 나면, 정교하지 못하다고까지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흔들림이 죽은 형을 잊지 못한 동생의 참을 수 없는 흐느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룹 부활의 3대 보컬이었던 故 김재기의 20주기를 기려 동생 김재희가 만들고 부른 이 추모곡은 한음 한음이 형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절절하다. 진심을 가장한 노래가 아니라 진심 그 자체인 노래라서 덜 매끄럽지만, 그래서 더 찡하고 먹먹하다.
윤은지(theothers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