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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the 1st Single Album
김조한
2002

by 이경준

2002.10.01

-거장의 호흡법을 연습하다-

발라드의 R&B화는 요즘 가요계의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추세다. 변진섭과 신승훈, 그리고 조성모로 이어졌던 일련의 '순수 발라드' 계보는 이제 추억이 됐다. 지금은 바이브레이션과 기교(그리고 약간의 손 떨림)가 가미되어야 발라드 가수로 인정 받는다. 혼혈과 교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물줄기의 발원지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솔리드 시절부터 흑인 필의 발라드를 뿌리내리기 시작했던 김조한이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가요 판에서는 보기 드물게, 싱글 포맷(이것은 분명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으로 출시된 김조한의 이번 음반은 모두 네 곡이 실려 있는데, 'Tonight'을 제외하고는 슬로, 혹은 미드템포로 진행하는 R&B 발라드 형식을 따르고 있다. 조만간 공개될 정규 앨범의 구성을 짐작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눌한 한국어 발음은 교정되지 않았지만, 특유의 감성적인 보이스 컬러는 듣는 이들을 포획하는 강력한 올무가 되어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오랜 콤비 김형석이 만들어 준 '그래요...'로 시작하는 음반은 박진영의 작품 '사랑해요'로 끝을 맺고 있는데, 현란한 개인기를 자제하고 편안한 호흡법으로 불러주고 있다. 언뜻 늘어질 수 있는 구성을 자신이 작사를 맡은 'Tonight'으로 조율하고 있는데, 영민한 포석이라 생각된다. 싱글이 가질 수 있는 메리트는 다 보여준 셈이다.

무엇보다 R&B 발라드의 가장 큰 매력인 굴곡의 미를 잃지 않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자기과시로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평가할 만하다. 비상하려면 도약이 있어야 하는 게다. 거장은 연습무대에서도 쉬지 않는 법이니. 본 게임에서도 선전하기를 기대한다.

-수록곡-
1. 그래요...
2. Tonight
3. 다시
4. 사랑해요
이경준(zakkrand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