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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All Night
원 디렉션(One Direction)
2011

by 소승근

2012.02.01

2011년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른 곡은 모두 31곡 중에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 X-Factor > 출신 가수의 노래가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8곡이다.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오디션 열풍이다.

2011년 9월에 한 주 동안 정상에 오른 'What makes you beautiful'의 주인공 원 디렉션(One Direction)은 2010년에 방송된 < X-Factor >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한 5인조 보이 그룹이다. 스무 살을 전후한 쾌활한 젊은이 다섯 명으로 구성된 원 디렉션은 여느 보이 밴드처럼 구김살 없이 항상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수록곡들 모두 창창한 20대의 설렘과 해맑음, 풋사랑 그리고 성장 통을 담고 있다. 이들의 타깃은 분명히 10대다.

원 디렉션의 롤모델은 여가수 핑크(Pink)와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 이 둘의 음악을 듣기 좋게 재단하고 새롭게 포장해 와일드함과 간결함을 동시에 수확한다. 핑크가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I want it that way'를 취입한 것 같은 세 번째 싱글 'One thing'과 국내에서 타이틀 곡으로 낙점된 'Up all night' 역시 거침없는 청년의 에너지를 분출하며, 뮤지컬 영화 < 그리스 >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 John)과 존 트라볼트(John Travolta)가 부른 듀엣 곡 'Summer nights'의 도입부와 유사한 'What makes you beautiful'은 싱글차트 1위로 데뷔한 첫 히트곡으로 전형적인 여름 노래를 지향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에 붐을 이룬 버블검 사운드가 전체를 지배하는 'What makes you beautiful'은 < Up All Night >에서 가장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노래들은 나쁘지 않지만 그 곡들을 만든 작곡자의 스타일이 모여 하나의 앨범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이 작곡에 참여한 'Tell me a lie', 팝 펑크 밴드 맥플라이(McFly)의 멤버 탐 플레처(Tom Fletcher)가 송라이팅을 맡은 'I want',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홍일점 퍼기(Fergie)의 솔로 히트곡 'Big girls don't cry'와 비욘세(Beyonce)의 'If I were a boy' 등을 만든 토비 갇(Toby Gad)이 참여한 'Taken' 그리고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히트곡에 조력을 보탠 레드원(RedOne)이 작곡과 프로듀싱을 전담한 'Save you tonight' 모두 켈리 클락슨, 맥플라이, 비욘세, 레이디 가가가 떠오른다. 또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와 데이비드 궤타(David Guetta) 풍의 일렉트로니카 댄스 트랙 'Stole my heart'를 마지막에 안치해 현재의 트렌드에도 민감한 아이돌 그룹의 습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원 디렉션이 아직도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정립하지 못했음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원 디렉션의 첫 음반 < Up All Night >는 그들만의 작품이 아니다. 멤버들의 이름이 'Taken', 'Same mistakes', 'Everything about you'의 작곡자 명단에 함께 올랐다고 이 앨범이 온전히 원 디렉션의 공으로 돌아갈 순 없다. 이 CD는 원 디렉션을 기획한 사이먼 코웰(Simon Cowell)과 작곡, 편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공동 앨범이다.

-수록곡-
1. What makes you beautiful [추천]
2. Gotta be you
3. One thing
4. More than this
5. Up all night
6. I wish
7. Tell me a lie
8. Taken
9. I want
10. Everything about you
11. Same mistake
12. Save you tonight
13. Stole my heart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