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 웨인은 뛰어난 랩도 일품이지만 왕성한 창작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수감 기간임에도 오히려 심기일전하며 옥중에서 가사를 써왔다. 그렇기에 출소 이후에도 찰나의 공백기 없이 연속으로 제작물을 발표하고 있다.
성실할 뿐만이 아니다. 랩의 경계를 뛰어넘는 실험을 서슴지 않는다. 작년에 발표한 < Rebirth >에서는 과감하게 록을 시도했다. 물론 욕도 많이 먹었다. 하던 것이나 제대로 하라는 조롱 섞인 시선이었지만, 그의 위상까지 깎아내릴 수는 없었다.
모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랑하는 법’이라는 다소 느끼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이번 싱글은 놀랍게도 순수한 러브송이다. 놀랍다는 말은 침대 위에서의 사랑을 주로 써내려간 이전 모습과의 비교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 라디오 방송에서도 흘러나올 수 있을 정도의 감미로운 가사는 과거작과 비교해보면 분명 이질적이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랩을 완전히 제거한 알앤비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개굴개굴대는 특유의 목소리가 어쿠스틱한 멜로디와 은근히 잘 어울린다. 더 이상 흔들릴 수 없는 입지를 다져놓은 까닭에 자유로운 구상까지 의욕적으로 실현할 수 있겠지만, 힙합 신에서 이 같이 탄력적인 진화를 이루는 래퍼는 근래 들어 보기 드물다.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돌발적인 시도는 여타 래퍼들과 비교하여 그의 희소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요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