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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You… Honey
송홍섭
2009

by 김두완

2010.01.01

송홍섭은 단 몇 마디로 수식하기엔 어려운 인물이다. 그를 이야기하려면 1970년대 말 한국 대중음악사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아야 한다. 베이시스트, 프로듀서, 제작자, 편곡자 등 직함도 그에게는 여럿 있다. 송홍섭은 사랑과 평과 그리고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베이시스트로 활약한 뒤 김현식, 한영애, 신윤철 등 실력 있는 음악인들의 음반을 감독했고, 1990년대 중반에는 '송 스튜디오'를 차려 유앤미블루, 삐삐밴드와 같이 개성 있으면서도 무게감 있는 신진 밴드들의 음반을 제작했다. 비록 송 스튜디오는 대중과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속에서 빛을 발한 송홍섭의 업적은 이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음악사를 꼼꼼히 짚어보려면 본 지면 보다 훨씬 넓은 더 바이오그래피 페이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마에스트로를 향한 도리이기도 하다.

송홍섭은 1992년 첫 솔로 앨범 < 내일이 다가오면 >을 내고 14년이 지난 2006년에 자신의 2집 앨범인 < Meaning Of Life 1 >을 발표한 바 있다. 데뷔작처럼 후자 역시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의 건재함을 알린 전환점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송홍섭은 자신의 젊은 제자들과 함께 약 3년 반 만에 신보를 냈다. 노장들의 활약이 거의 전무한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그가 토해내는 창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집 < Love You… Honey >는 근래 나온 수많은 가요 음반들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구색을 갖추고 있다. 꾸밈이 없는 앨범 재킷처럼 음악 역시 무리한 장식을 피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유기적인 리듬 파트다. 이번 작품에는 실제 드럼 연주가 전혀 없고 그 자리를 드럼 프로그래밍이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들리는 기계음은 재즈적 어프로치를 통해 부드럽게 순환하고 있어 불편하게 들리지 않는다. 정중동을 쥐락펴락하는 송홍섭의 베이스 연주도 출렁이는 드럼 소리를 깔끔하게 매듭짓는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조망했을 때 그 흐름을 정리하는 것은 '모퉁이를 돌 때마다'의 멜로디이다. 이 곡은 이혜연, 정의철, 그리고 이혜연과 정의철의 세 가지 보컬 버전으로 나뉘어 앨범의 초중종에 실려 있는데 보컬리스트 구성과 함께 전체적인 편곡 또한 달라 지루한 느낌은 없다. 오히려 후렴의 호소력 있는 멜로디가 앨범에 일관된 분위기를 선사한다. 일반 대중음악의 상투적인 편곡으로 이 곡이 다시 한 번 리메이크된다 해도 그 멜로디는 두드러질 것이다.

이 곡 외에도 지난 앨범의 펑키한 기조를 이어나가는 'Psycho path 887+'와 '들어봐!!', 여러 명의 보컬리스트들과 함께 다정한 분위기를 끌어낸 '사랑해 기억해',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을 연상시키는 '세계 정복' 등에서 송홍섭의 음악적 센스는 기지개를 켠다. 이와 함께 단순한 악기 편성으로 오묘한 여백을 그린 'Gypsy', 그리고 사물놀이가 깜짝 삽입된 'Love you' 등은 명편곡자로서의 송홍섭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이번 앨범 < Love You… Honey >에서 송홍섭은 작곡과 베이스 연주에 전념했고 나머지 부분들은 여러 제자에게 일임했다. 특히 지난 앨범과 다르게 작사와 노래에서 거의 손을 떼다시피 했다. 그러니 신구 세대의 조화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비록 제자 음악인들의 카리스마가 돋보인다거나 결과물이 대중의 구미에 온전히 맞추어진 것은 아니지만, 본 작품은 하나의 순수한 가요 앨범으로서 규격화된 장식을 대담하게 뿌리치고 있다. 무엇보다 대중음악이 시류를 쫓지 않더라도 결국 좋은 멜로디와 리듬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음을, 그것이 가요의 기본적인 미덕임을 지금의 송홍섭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 Love You… Honey >는 30여 년의 긴 음악여정이 다듬어 놓은 그의 철학과 감각에 대한 성찰적 보고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의 음악은 더욱 더 깊은 심연을 드리운다.
김두완(ddoobar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