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Billy brown
미카(Mika)
2007

by 임진모

2007.06.01

조이슬 우리가 신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여물대로 여문 노련함보다, 전형적인 문법에 충실한 형식 미학보다 아직 채 익지 않은 풋사과의 시큼한 맛처럼 신선한, 마음껏 한번 ’놀아보는’ 이런 음악일지 모른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고 들려줄 것이 아직도 많은 이 젊은 뮤지션은 앨범 중 ’Billy brown’에 가장 솔직하게 풀어냈다. 게이라는 루머에 휩싸인 자신의 상황을 에둘러서 표현한 것 같은 가사이기에 더 편하게 들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건반의 아주 정직한 4박자 리듬과 옥타브를 오르내리는 극적인 보컬의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구성은 첫 싱글 ’Grace Kelly’와 꼭 닮았지만 ’Billy brown’은 그 속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소리샘을 들려줄 수 있는지, 3분이 조금 넘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 얼마나 다양한 변주와 리듬의 변형을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판이다.


류석현 선생님께서 피아노를 치시고 외국 동요를 부르던 예전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자연스레 해맑은 웃음이 퍼지는 것이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푸른 잔디 위에 퍼지는 햇빛과도 같은 느낌이 피아노와 드럼, 브라스에 실려 전해온다. 메말랐던 정서에 단비 같은 존재랄까.


한동윤 빌리와 브라운, 4주 후에 다시 봐야할 시추에이션에서 <내 남자의 여자>를 찍다.


박효재 예쁜 오라버니가 불러주는 살짝 펑키한 자장가

임진모(jjinm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