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년간 소문만 무성하던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복귀작이 9월의 첫 날,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정규앨범인 < Just Whitney >를 발매한 해가 2002년이었으니, 미국을 대표하는 여가수 중 한 명인 그녀가 팝계에 복귀하기까지 자그마치 7년이 걸렸다. 그녀는 오랜 기다림에 지쳐가던 팬들에게 확실한 해갈이 될 신보 < I Look To You >를 선보이기에 앞서, 동명의 타이틀곡을 첫 싱글로 공개하며 복귀의 시동을 걸었다.
VH1 디바스 듀엣 콘서트(VH1 Divas Duets)가 열린 2003년 5월 22일 밤, 휘트니 경력에서 최악의 공연으로 기억될 'On my own'의 끝 소절을 마친 후, 이 여가수는 관객들을 향해 주저 없이 무릎을 꿇었다. 바로 그녀를 믿어준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이다.
사실 목소리에 문제가 있었다면 백 보컬과의 보컬 분배나 코러스의 부분 립싱크를 통해서 상황을 무마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그녀는 그 시련을 피해가지 않았다. 휘트니 휴스턴은 'On my own'의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당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솔직히 고백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약속 또한 함께 전한 것이다.
그로부터 6년 후 발표된 'I look to you'는 바로 팬들에 대한 그녀의 진심을 가득 담은 곡이다. 비록 망설임 없이 고공을 질주하던 보컬의 예봉(銳鋒)은 상당 부분 깎여나갔지만, (의미상)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가사와 그 메시지를 전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희망의 전조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그녀는 알 켈리(R. Kelly)가 써내려간 이 곡에서 기교 중심의 복잡한 보컬을 구사하기보다 비교적 한음 한음 정확하고 곧게 불러 곡의 감정을 잘 살렸다. 고요한 바다를 외로이 항해하듯 잔잔한 피아노 연주 위에 홀로 얹어진 휘트니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차분하지만, 강인함을 잃지 않는 노련함 또한 선보인다. 고음 부분에서 다소 막힌 듯 답답한 면이 존재하지만, 이는 곡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때론 나직하고 담담하게, 때론 가성과 진성을 절묘하게 섞어가며 곡을 당당하면서도 성숙한 표현력으로 채우고 있기에 “After all my strength is gone. In you I can be strong” 같은 가사 부분에서 그녀의 진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와 같은 결과물이 현재의 그녀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모든 힘을 다해 표현된 것이기에 더욱 더 뜻 깊게 다가온다.
이제 휘트니 휴스턴은 완벽한 가창력을 무기로 한 상업적 히트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녀가 보여준 20년간의 음악 활동이 이미 그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는 조급함을 버리고, 다시 정상(正常)적인 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고난을 극복하고 제자리에 복귀한 사실 하나만으로 그녀는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게다가 싱글 'I look to you'는 그러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너무나도 적합한 곡이다. 상업적 히트는 지금의 그녀에겐 그저 덤일 뿐이기에, 욕심 따윈 잠시 접어둬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