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슨(Hanson)
데뷔/결성: 1992년
활동시기: 1990년대
Zac Hanson, Isaac Hanson, Taylor Hanson
아티스트 소개
by 임진모
미국의 3형제 그룹 핸슨이 유명 광고에 출연하기로 한데 이어 곧 그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멤버 셋 모두가 미성년자들인데 벌써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큐멘터리화 한다니 얼핏 듣기에는 우습기도 하다. 선풍의 주역이 아니면 기대할 수 없는 소식들이다.
얼마전 홍보차 한국을 다녀가기도 했던 그들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수직 상승, 데뷔앨범 <무풍의 한가운데(Middle Of Nowhere)>는 판매고 15만장을 돌파했다. 컴필레이션 앨범이 시장을 어지럽히면서 독집 앨범이 위축된 현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판매실적이다.
핸슨의 음반은 동시에 30만장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진 스파이스 걸스의 처녀작을 강력히 위협하고 있다. 국내 팝계에서는 스파이스 걸스와 핸슨의 음반을 올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는다.
핸슨은 음악의 성격상 스파이스 걸스와 엇비슷하면서도 그들과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 스파이스 걸스는 ‘양념’이라는 이름처럼 평범함을 무기로 내세운다. 다른 여자들처럼 외모, 신체나 음악이 지극히 평범했기에 어필할 수 있었던 셈이다. 멤버 빅토리아는 “우리는 1m80신장의 깡마른 모델들이 아니다. 우리는 정상적으로 먹고 정상적인 것을 한다”고 말한다.
반면 핸슨은 ‘의외성’에 호소한다. 일반인들은 어린 핸슨 형제들에게 수준급의 음악을 연상하지 않는다. 대개가 ‘애들이 뭘...’하고 피식 웃는다. 그런데 그들이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는데 한번 놀라고 공개 무대에서 곡을 그럴싸하게 라이브로 재현하면 급기야 혀를 내두르고 만다.
핸슨을 픽업한 머큐리 레코드사 간부도 막판까지 데모 테이프에 담긴 음악이 ‘진짜’ 그들의 노래와 연주가 아니라고 여겼다는 것이다.
더욱 깜찍한 것은 백인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의 호흡을 능란하게 구사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핸슨의 히트곡 ‘음밥(Mmmbop)’을 듣고 마이클 잭슨이 속해 있던 흑인 형제 그룹 잭슨 파이브의 노래와 유사함을 확인했을 것이다. <멜로디 메이커>지는 핸슨을 ‘포스트 모던 잭슨 5’로 일컫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몰라도 국내에서 당시 잭슨 파이브 노래는 거의 인기가 없었다. 핸슨은 정반대의 양상이다. 아마도 그것은 백인 흑인음악을 하는 ‘크로스 오버’의 위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신세대 정서가 흑인음악 쪽으로 이동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핸슨의 두각은 세월과 함께 이렇게 우리 음악수용자의 청취패턴이 변화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한 컴퓨터통신에 접수된 의견. “우리 틴에이저는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제는 격려받아야 할 시점이다. 핸슨이 그 가능성을 뚫었다. 핸슨을 계기로 10대의 재능이 온당하게 평가되었으면 좋겠다.”
핸슨은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 10대에게 꿈과 희망을 제공한다. ‘소외된 10대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 얘기는 역으로 미국 음악사회의 주도층이 어디까지나 20대 이상의 성년임을 가리킨다. 요즘 가수와 수요자를 고려할 때 우리의 10대가 과연 소외계층일까?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음악에서만큼은 우리나라는 ‘10대의 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