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The Best of Hanson Live and Electric
핸슨(Hanson)
2005

by 고영탁

2005.11.01

지난 2004년 6월 9일 핸슨이 새 앨범 < Underneath > 발매기념으로 올림픽홀에서 내한공연을 했다. 1997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핸슨은 이날 어쿠스틱 라이브 공연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차분히 앉아서 진행한 콘서트였지만 하모니카를 불고 탬버린을 치며 또 키보드까지 열정적으로 연주하며 노래 불렀던 둘째 테일러(Taylor)와 뒷자리에서 흥겹게 드럼을 두드리던 막내 잭(Zac), 무대 오른쪽에서 묵묵히 기타를 치던 첫째 아이작(Isaac)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기쁨을 넘어서서 깊은 감동을 받고 돌아갔다.

그날 핸슨은 총 19곡을 연주했다. 새 음반 홍보공연이었지만 3집 위주만이 아니라 1집 < Middle Of Nowhere >에 있는 노래서부터 신곡들까지 골고루 들려줬다. 1시간 10분여의 예정된 시간이 다 지나가고 팬들이 너무도 아쉬워하자 공연 막판에 테일러가 그들을 향해 말했다.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때는 밴드를 다 데리고 앰프도 가져와서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트릭 공연을 선보일게요.

내한공연이 끝난 뒤 핸슨을 사랑하는 한국 팬들은 다음 아시아투어 때 그들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핸슨 내한공연 추진위원회'라는 모임을 인터넷에 만들기도 했다. 회원들은 서명운동까지 벌였지만 결국 공연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팬들의 그 서운함을 풀 수 있는 핸슨의 새 음반이 나왔다. 베스트 성격을 띤 라이브 앨범 < The Best of Hanson Live and Electric >이다. 이 신보는 지난 내한공연을 봤던 사람들이나 공연장에 가지 못했던 사람들 그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멋진 선물이다.

핸슨은 앨범 < Underneath > 홍보 차 지난 1년 반 동안 전세계를 돌며 거의 175회에 달하는 공연을 치렀다. < The Best of Hanson Live and Electric >는 그러한 월드투어 가운데 마지막 순서였던 2005년 6월 초 호주 멜버른 공연을 녹음한 라이브 음반이다. 이 앨범을 들어 보면 연주 잘하고 노래 잘하는 밴드 핸슨, 어린 꼬마들에서 대견하게 성장한 핸슨, 그리고 언제나 훌륭했고 최고였던 핸슨의 모든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 Underneath > 에 이어 자신들이 차린 인디 레이블 < 3CG 레코드 >에서 내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한 이 앨범은 핸슨의 뛰어난 라이브 연주 실력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지난 8년 간 그들의 음악역사를 담았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MmmBop'과 'Where's The Love'에서 'This Time Around'로, 또 'Penny & Wise'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진화해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덧붙여 이 음반에는 'If Only'와 'A Song To Sing' 등 2곡의 보너스 트랙과 함께 핸슨이 좋아하는 밴드 라디오헤드의 'Optimistic'과 유투(U2)의 'In A Little While'을 직접 연주해 수록하고 있다.

인디(indie) 음악 보급에 앞장 서는 '인디 브러더스' 핸슨

지난 13년 동안 함께 연주해온 형제 그룹 핸슨은 그간 많은 일을 해냈다. 1997년 내놓은 싱글 'MmmBop'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후속 싱글 'I Will Come To You'와 'Where's The Love' 등이 연속 히트를 기록하며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고 지금까지 총 1,500만장의 음반을 판매하는 등 핸슨은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그밖에도 핸슨은 1997년 인터넷 사이트 www.hanson.net을 개통한 이래 전세계 팬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쌍방향' 밴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보람된 일은 진정한 인디-록 밴드가 된 것이었다. 오래 전부터 인디 음악의 미래에 대한 커다란 열정이 있었던 핸슨은 자신들의 독립 레이블 < 3CG 레코드 >를 설립해 앨범 < Underneath >까지 출시했다. 이미 스스로 곡을 쓰고, 녹음하고, 제작까지 했던 그들이 음반까지 자체적으로 내놓음으로써 핸슨은 완전한 독립성을 획득한 인디-록 밴드로 거듭났다.

최근 핸슨은 인디 음악에 관심을 모으게 하기 위해 대학교를 돌며 로컬 씬과 두텁게 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병들어있는 음악산업을 소생시킬 최선의 방법은 젊은 세대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해 가을 전미 대학교를 순회하며 열었던 '게릴라 콘서트' 도중 밴드의 둘째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음악계가 너무 썩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여러분은 그 음악을 변화시킬 힘이 있습니다.

핸슨은 그 직후 13개국 25개 도시를 돌며 치른 월드투어에서 그 같은 메시지를 계속 전했다. 이 음반 < The Best of Hanson Live and Electric >을 발표한 뒤에도 '인디 브라더스' 핸슨의 인디 음악 사랑은 계속된다. 핸슨은 2005년 10월 18일 애틀란타를 시작으로 11월 23일까지 < Live and Electric >이라는 이름의 전미순회공연을 할 예정인데, 이들은 여러 로컬 인디 밴드들과 함께 이 투어를 진행한다.

또 핸슨은 순회공연 루트에 있는 각 지역 대학교를 방문해서 젊은 뮤지션들과 학생들을 만나 음악산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그 외에도 핸슨은 음악산업계의 현주소와 자신들이 왜 인디 레이블을 세우기로 결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 Strong Enough to Break >을 상영하는 한편, 웹사이트를 통해 강력한 음악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이다.

1997년 MmmmBop 이래 8년 동안 핸슨은 뛰어난 음악을 만들어왔다. 음악 만드는 일을 사랑하는 이 젊은이 세 명은 또 곧 스튜디오에 들어가 음반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이 베스트 라이브 음반은 그 사이에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최상의 기념물이다. 핸슨이 바라는 대로 우리나라 팬들이 이 음반을 들으면서 인디 음악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는다면 그것 역시 핸슨을 사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수록곡-
1. Optimistic
2. Every Word I Say
3. Where's The Love
4. Look At You
5. Strong Enough To Break
6. I Will Come To You
7. Underneath
8. Hand In Hand
9. In A Little While
10. Penny & Me
11. MMMBop
12. This Time Around
13. Rock 'n' Roll Razorblade
14. If Only
15. A Song To Sing
고영탁(taakizm@gmail.com)